“북한은 우리의 주적, 이 말을 왜 못해” 264만 유튜버 발언에 논란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한 출연자가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유튜브 피식대학 영상 캡처

구독자 246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Psick Univ’(이하 피식대학)의 한 남성 출연자가 “북한이 우리의 주적(主敵)이에요. 대한민국에서 이 말을 왜 못 해”란 발언을 해 온라인상 논란이 일고 있다.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은 지난 3일 ‘전종서에게 연애하는 법을 묻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는 피식대학 남성 출연자 3명이 게스트 1명을 영어로 인터뷰하는 형식의 콘텐츠인데, 이날 게스트는 배우 전종서였다. 이 영상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해당 발언은 전종서의 출연작 넷플릭스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에서 전종서(리홍단)가 자신의 닉네임을 ‘도쿄’라고 지으며 작명 이유에 대해 “그야 나쁜 짓을 할 거잖아”라고 말하는 장면에 대해 얘기하는 중 나왔다. 한 남성 출연자는 이 대사의 의미를 두고 “일본이 옛날에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도쿄’가 나쁜 짓을 하면 말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얘기(대사)를 한 것 같은데”라고 추측했다.

이 남성 출연자는 이어 대적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극중) 종서 씨의 대적관이 잘못된 것 같다”며 “우리의 주적은 누구냐. 북한이다 북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출연자가 약간 당황한 듯 웃으며 “잠깐만요”라고 했지만, 그는 “김씨 일가, 3대 세습을 일삼는 북한의 김씨 왕족이 잘못이다. 대한민국에서 이 말을 왜 못해”라고 외쳤다. 또 다른 출연자는 이에 동의하듯 “3대 세습 철폐하라”고 말했다.

이 영상에는 5일 오후 12시 기준 1만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북한은 주적’ 발언에 대한 반응이었는데,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대부분 댓글은 이 같은 발언을 응원하는 반응이었다. “정상적인 안보관과 자기 주관을 말하면 비난받고 불편하게 여겨 쉽게 말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렇게 말해줘서 감사하다” “올바른 안보관과 시민의식이 있는 피식대학 팀을 응원한다. 고맙다” “바른말을 큰소리로 할 줄 아는 피식대학이 자랑스럽다” “이걸 편집 안 하고 살린 PD도 칭찬한다” 등이었다.

반면 해당 벌언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피식대학, 2찍(지난 대선때 2번을 찍었다는 의미)이었어?” “피식대학 드디어 나락 가네” “우리 동포인 북한이 주적이라고요? 할 말이 없다” “게스트 불러 놓고 뜬금없이 정훈 교육을 하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구독자 264만명 대형채널이 이런 정치적인 발언을 대놓고 하는 것이 맞나” “왜 스스로 구설에 오르려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등이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영상 캡처

국방부는 1995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기로 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주적이라는 표현을 쓰다가 지난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부턴 이 같은 용어를 쓰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2001~2003년에는 국방백서를 아예 발간하지 않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주적이라는 용어 대신 ‘직접적 군사 위협’(2004년)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2006년)이라는 표현이 국방백서에 들어갔고,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부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해 왔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2018년, 2020년 국방백서에서 해당 표현이 삭제됐다.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표현을 넣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022년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6년만에 다시 등장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현 정부 인사들은 ‘주적은 북한’이라는 언급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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