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력충돌 않고 경제갈등 길어질 것”

김유진 기자 2023. 12. 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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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의 부상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미·중은 기후변화·자연재해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긴장 관계를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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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어재단, 28개국 전문가 42명 설문
“향후 10년간 대만 문제로 대립
기후변화 손잡고 긴장완화 가능
첨단기술 분야 절대 협력 못해”
세계, 어디로 가는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의 ‘세계, 어디로 가고 있는가: 파편화된 세계 속 질서를 위한 경쟁, 2023 NEAR 글로벌 서베이 보고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덕구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 이사장, 윤병세 니어 글로벌 서베이 리포트 회장. 박윤슬 기자

세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의 부상에 기인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미·중은 기후변화·자연재해 등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긴장 관계를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같은 결과는 5일 니어재단 글로벌서베이팀이 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 등 4개 대륙의 28개국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담겼다.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들은 최근 국제사회가 맞닥뜨린 각종 도전 과제와 위기의 원인으로 △중국의 부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미국의 리더십 쇠퇴 등을 순서대로 꼽았다. 북미·유럽·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출신 응답자들의 25%·33.3%·23.8%가 중국의 부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특히 흥미롭다. 니어재단은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전 세계적인 함의를 가지는 것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의 외교·안보가 미·중 관계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미·중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설문 응답자들은 향후 10년 미·중 관계의 최대 이슈로 대만 문제를 꼽았다. 기술과 정치, 무역 등이 그다음 이슈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관계는 대립·협력보다는 경쟁의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니어재단은 “미·중 양국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그 대립이 오판이나 사태 악화 또는 우발적 사고로 인해 향후 10년 내 대만, 한반도 또는 남중국해 등의 지역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응답자의 35%는 미·중이 군사적으로 충돌하지 않고 장기 갈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는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공중보건 등이 꼽혔다. 반면 두 나라가 절대 협력할 수 없는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흥기술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자유주의 중견국 및 글로벌 사우스 국가(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지역의 개발도상국)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연합끼리 평화와 번영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서로를 강화하면서 양자 간에 안정화를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니어재단은 미·중 간 가드레일 조치 등 타협 수단을 만들고 늘리는 노력을 통해 비전과 전략적 이해관계 충돌을 완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니어재단 글로벌 프로젝트 의장을 맡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공통 관심 분야에서 일종의 안전장치나 잠정조치, 혹은 운용방식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면서 “그럼에도 지역 그리고 세계질서를 둘러싼 양국 간의 복잡한 경쟁 관계를 감안할 때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타협이나 합의로 향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여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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