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비의 결재용 인장 ‘내교인’…서울시문화재로 지정

옥새가 왕조의 정통성과 왕이 내린 결정을 증명하는 징표였다면 내명부를 이끄는 왕비에게는 내교인(內敎印)이 있었다. 왕비가 공무에 사용한 결재용 인장이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소장 중인 조선시대 제작된 내교인이 지난달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569호로 지정됐다고 5일 밝혔다. 왕실 내명부 수장인 왕비의 지위와 역할, 왕실 문화 등 보여주는 가치 인정받은 셈이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된 내교인은 2018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발굴돼 2020년 국가귀속문화재 보관·관리기관인 박물관이 재위임받은 유물이다. 왕비의 결재용 인장이라는 근거는 內敎(내교)라는 글자 때문이다. 왕실 여성의 인장에 새겨지는 글자는 신분에 따라 달랐는데 대비는 慈敎(자교), 왕비는 내교, 세자빈은 內令(내령)으로 나뉘었다.
조선시대 제작된 내교인은 박물관이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데 이전에 발견돼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된 내교인은 대한제국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소장 내교인은 황동 재질로 모양은 비슷하나 크기가 다른 2점이 세트를 이룬다. 가로·세로 각 4㎝, 높이 5.5㎝로 크기가 더 큰 내교인과 가로·세로 각 2㎝, 높이 2.9㎝인 작은 소내교인으로 나눠 불린다.
인장의 손잡이 부분은 조선시대 상상의 동물로 여겼던 사자가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고종 시기 왕실의 보인(寶印)과 부신(符信)을 정리해 간행한 ‘보인부신총수’를 보면 내교인의 도설과 만든 재료, 세부 크기 등이 담겨 있는데 손잡이는 사자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수록돼 있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내교인의 유형문화재 지정은 내명부 수장으로서 왕비의 지위와 왕실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에서 발굴된 유물이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공박물관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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