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소 생산 늘었는데…수출 중단 왜? [특파원 리포트]

김효신 입력 2023. 12. 5. 11:01 수정 2023. 12. 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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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화물차를 멈춰 세웠던 '요소수 공포'가 되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중국산 요소의 한국으로의 수출이 막혔다는 소식이 지난 3일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중국 수출입을 담당하는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우리나라의 한 대기업이 수입 예정이었던 중국산 '산업용 요소'의 수출을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한국으로 수입 예정이었던 요소는 '수출 검사'까지 마친 상태에서 해관에 붙잡혀 배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정재호 주중대사는 "11월 30일 차량용 요소를 수입하는 일부 한국 기업이 중국 통관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중국 상무부 등 관련 부서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협조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중 원자재 전문가도 "10월 중순부터 중국 내에서 30일 걸리던 요소 수출 검사가 60일로 늘었다"며 "이번 수출 보류는 검사를 마친 뒤에 해관에서 수출을 보류한 것으로 중국 당국의 의지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요소 수출을 막은 적이 없다'는데, 어찌 된 일일까요?

■조짐 있었다.... 중국 비료 업체들 "중국 내에 우선 판매"

중국 질소비료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12대 비료업체'들이 <중국 요소시장 공급 안정화 보장을 위한 공동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자면, 중국 요소 생산기업은 '국가가 발표한' 생산계획에 따라 생산량을 적절하게 늘리고 '중국 내 판매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여기에 국가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필요한 경우 적시에 조처해 공급 확보와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고 돼 있는데요.

중국 정부 차원에서 '요소의 생산·수출'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중국 최대 화학비료 수출입업체 '중농그룹홀딩스'가 선제적으로 요소 수출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했었습니다.

당시 중농그룹은 "요소 수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여서 중국 내 비료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월 중국의 요소 생산량은 496만여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9.7% 늘었습니다. 그런데 왜 중국 안에서 요소가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걸까요.

■중국 요소 ->인도로..인도로..

알고 보니 중국산 요소의 해외 수출량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9월 중국의 요소 수출량은 118만 7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7%나 늘었습니다. 10월에는 수출량이 56만 톤으로 줄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60% 정도 많은 중국산 요소가 수출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나라가 중국산 요소를 가장 많이 수입하나 봤더니, 단연 '인도'였습니다. 9월에는 73%, 10월에는 46%를 인도가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국산 요소 수입량은 10% 미만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인도가 중국산 요소를 싹쓸이하는 이런 상황, 과거에도 벌어졌던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요소수 대란이 벌어졌던 지난 2021년. 당시에도 중국산 요소를 인도가 대거 사들이면서 우리나라에까지 파장이 미쳤었습니다.

당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중국 내 요소 생산량이 감소하자 인도가 재빠르게 '중국산 요소 수입량'을 크게 늘린 겁니다.

2021년 9월, 인도는 중국산 요소 82만여 톤을 수입했는데요. 중국의 전체 요소 수출량의 75%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이상 징후를 보이자 인도에서 중국산 요소 수입량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1년 같은 이유로 요소 대란을 겪은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수급에 차질이 생길까봐 이번에 수출 제한을 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수출량이 증가하면서 중국 내 요소 재고량은 급감했습니다. 중국 농자재 거래 플랫폼 '페이둬둬(肥多多)'에 따르면 이번 주 중국 기업들의 요소 재고량은 약 47만 3천여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줄었습니다.

재중 원자재 전문가는 "중국 요소 생산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각 회사의 재고량은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요소 부족 사태를 겪은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지나치게 민감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번 요소 수출 제한이 내년 봄 농번기 철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최대한 비축해!"...'천연 자원' 옥죄는 중국

요소뿐이 아닙니다. 중국은 최근 갈륨과 게르마늄, 흑연에 대해 수출 통제를 발표했고, 희토류와 철광석 등에 대한 수출입 정보 보고를 의무화했는데요.

이에 더해 최근에는 관련 법인 '광물자원법' 수정안을 채택했습니다. 중국 정부 기조는 광물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석탄 광산 (출처: 게티이미지)

지난 1일 중국 국무원은 리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고 '광물자원법' 수정안을 논의 채택했습니다.
이번 법안에는 ▲광물 탐사와 개발, 저장, 생산 가속화 ▲국제 협력 심화 ▲ 비축 시스템 강화 등의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중국 국무원은 이번 법안의 취지에 대해 "광물 자원은 경제, 사회 발전의 중요한 물질적 기반"이라며 "광물 자원을 개발, 보호하고 국가 전략 자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 마디로 많이 생산하고 최대한 중국 안에 비축한다는 건데요. 일련의 조치로 미루어봤을 때 중국의 '자원 민족주의'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원 민족주의: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국가가 이를 지렛대 삼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태도

*그래픽: 김홍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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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 기자 (shiny33@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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