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이후 소년가장 김주찬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 팬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

조용운 기자 2023. 12.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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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은 완연한 연말 분위기를 낸다.

김주찬은 "마음이 아팠다. 프로에 오면 그저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현실을 느꼈다"며 "그러나 팬들의 야유를 만든 건 우리다. 수원삼성 일원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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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삼성 김주찬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시상식은 완연한 연말 분위기를 낸다. 편안하고 웃음이 만연하다. 길었던 한 시즌의 노고를 인정받는 자리에 초대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개인 성과에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신인 입장에서 처음 시상식을 방문하면 더욱 들뜰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원삼성의 김주찬은 K리그1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당당히 올라 축제의 장에 참석하고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긴장했다기보다 아직 충격을 떨쳐내지 못한 느낌이었다.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본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주찬은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라고 입을 뗐다. 김주찬은 지난 주말 수원삼성의 K리그1 잔류를 위해 애를 썼지만 원치 않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수원삼성은 1995년 창단 이래 K리그 우승 4회, FA컵 우승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 등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다. 국내 최고의 서포터 규모도 자랑해 축구 수도에 가장 어울리는 리딩 클럽이었다.

▲ K리그를 대표하던 리딩클럽 수원삼성이 내년부터 K리그2에서 뛰게 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 K리그를 대표하던 리딩클럽 수원삼성이 내년부터 K리그2에서 뛰게 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 수원삼성이 창단 처음으로 2부리그에 내려간다. 올 시즌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수원삼성은 강원FC와 최종전에서 비기면서 끝내 탈꼴찌에 실패했다. 최하위는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을 당함에 따라 수원삼성의 내년 무대는 2부로 확정됐다.

김주찬은 수원삼성에 끝까지 희망을 안겼던 공격 자원이다. 앞서 팀의 위기를 이겨내던 소년가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신예다. 어린 시절부터 수원삼성의 팬으로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걸 목표로 삼았던 김주찬은 올해 깜짝 등장해 시즌 6골을 터뜨리며 급부상했다.

김주찬은 최종전에서도 조커로 들어가 수원삼성의 기적 같은 생존을 향해 힘을 보탰지만 끝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충격을 털지 못한 채 수원삼성 선수 중 유일하게 시상식에 참석해야 했으니 누구에게 기댈 곳도 없이 멍하니 앉아있었다.

▲ K리그를 대표하던 리딩클럽 수원삼성이 내년부터 K리그2에서 뛰게 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주찬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단과 딱히 말을 나누기보다 해산하는 분위기였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염기훈 감독대행님이 말씀하시고 끝났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했던 시즌이었다. 그런데 팀으로 봤을 때는 역사상 가장 안 좋은 결과를 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김주찬은 팬들에게 사과를 반복했다. 강등이라는 결과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과 제대로 교감을 나누지 못한 데 "감사하고 죄송하다"라고 늦은 인사를 전달했다. 이어 "늘 똑같이 응원해 주셨다. 힘든 시기에도 응원의 말씀을 건네주셨는데 그에 보답하지 못했다. 저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인데 팬들은 더 그러실 것 같다"고 자책했다.

▲ 수원삼성 김주찬 ⓒ한국프로축구연맹
▲ 수원삼성 김주찬 ⓒ한국프로축구연맹

예상치 못한 성적이었으니 거센 야유도 경험해야 했다. 김주찬은 "마음이 아팠다. 프로에 오면 그저 행복할 줄만 알았는데 현실을 느꼈다"며 "그러나 팬들의 야유를 만든 건 우리다. 수원삼성 일원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거듭 말했다.

김주찬은 당장 거취와 관련해 많은 걸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는 "수원삼성에서 많이 배웠다. 이만큼 출전 기회를 부여받은 것에 감사하다"며 "어딜 간다거나 남는다거나 하는 생각은 아직 안 해봤다. 어디서 뛰던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더 발전하고 성장해야 한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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