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2’ 차승원, “브라이언 잘 마무리하고 싶었죠…‘혹평’은 어쩔 수 없어”[SS인터뷰]
[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영화 ‘독전’은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다. 조직의 수장이 교만한 2인자를 은밀하게 해치우는 대목이나 신념에 가득 찬 형사의 질주, 색이 진한 빌런들의 출현,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열린 결말까지, ‘독전’이 명작으로 회자될 수 있는 요소는 수없이 많다.
다만 차승원이 연기한 브라이언은 호불호가 강했다. 지나친 개성으로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설정이었지만 ‘할렐루야’나 ‘아멘’을 남발했던 게 화근이었다. 배우가 송곳처럼 튀어나왔다는 비판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 대중의 평판이 변했다. 워낙 독창적인 캐릭터인 브라이언을 따라 하는 예능인이 늘어났다.이재율을 비롯해 대다수가 기막히게 따라 했다. 덕분에 브라이언이 친구처럼 다가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17일 넷플릭스에서 ‘독전2’를 공개했다.
용산역에서 큰 싸움이 일어난 뒤 노르웨이에서 원호(조진웅 분)와 서영락(류준열 분)이 만나기 전까지 벌어진 일을 담았다.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된 미드퀄 형태다. 브라이언도 ‘독전2’에 나온다. 화상을 크게 입어 의자에 등을 대지 못하고 꾸부정하게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소탈하거나 도회적인 매력을 뽐낸 차승원의 유약한 얼굴을 꺼낸다. ‘독전2’의 유일한 수혜자란 평가다.
차승원은 “브라이언을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연했다. 한 번 큰 병을 앓는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용산역에서 엎어져서 죽은 것 같기는 한데, 죽었다는 정보는 없었다. ‘브라이언은 뭘 했을까?’란 궁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독전2’는 영화 ‘독전’과 달리 혹평 일색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 ‘독전’의 이야기에 선을 딱딱 그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독전’에서 서영락이 이 선생인 것처럼 암시했는데 ‘독전2’는 새로운 이 선생을 만들었다. 홍콩계 미국 배우 티지 마를 기용했다. 그러면서 흔하고 뻔한 복수극으로 전락했다.
새로 등장한 빌런의 매력도 전편의 진하림(故 김주혁 분), 보령(진서연 분)만 못했으며, 류준열을 대체한 오승훈 역시 서영락이 가진 그릇을 채우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승원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작품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다시 찍을 수 없잖아요. 이미 나와 버렸고, 제 곁을 떠난 거니까. 약간 섭섭하긴 하지만 작품을 ‘독전2’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영화라는 게 저 혼자 만드는 것도 아니고. 잘 보내줘야죠. 뭐.”
1994년 모델로 데뷔했다. 경력 3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유연함과 소탈함이 극에 달해 있었다. 마치 인생을 통달한 선비 같은 태도로 허허 웃는 가운데, 정확하게 대화의 맥을 짚었다.
“브라이언은 제게 소중한 역할이긴 해요. 이렇게 개성 강한 역할을 맡은건 ‘독전’이랑 ‘낙원의 밤’ 두작품 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강한 캐릭터 연기만 한다고 뭐라 해요.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선 이렇지 않았거든요. 예전 같으면 이런 혹평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을 텐데, 이제는 뭐 이런 것도 다 재밌어요. 하하.”
차승원은 작품에 임할 때 완벽에 완벽을 기하곤 한다. 주 52시간 제도가 도입되기 전, 쪽대본이 난무하던 시절, 생방송 촬영이 이어져도 모든 대사를 다 외우고 촬영에 임했다.
“예전에는 멀티 플레이가 잘 안됐어요. 촬영할 때마다 엄청나게 집중해야 했던 거죠. 언제부턴가 굳이 이렇게 얽매일 필요가 있나 싶더라고요. 어떤 어려운 장면을 찍는다고 하면, 제작진과 잘 상의해서 찍고, 안 되면 다시 찍고 그러면 되는 거잖아요. 많이 편해졌어요.”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 예능에서도 그는 블루칩이다. 2000년대 초반 각종 토크쇼에서 맹활약 했고 MBC ‘무모한 도전’의 위기를 타개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 tvN ‘삼시세끼 – 어촌편’의 ‘차줌마’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뜬뜬’의 ‘핑계고’에 나와 339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차승원은 공을 유재석에게 돌렸다.
“재석이는 정말 불세출의 인물이에요. 예전에 SBS ‘패밀리가 떴다’에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날따라 재석이가 늦게 왔는데 도착하자마자 ‘자!’ 한마디 하니까 정리가 딱 돼요. 너무 놀랐어요. 거기 있는 사람들이 다 대단한 사람들인데, 리모컨처럼 조종하더라고요.”
유튜브가 명함이 되는 시대다. 예능에만 뜨면 높은 관심을 받는 차승원도 충분히 유튜브를 진행할 법도 하다. 그는 선을 그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아요. 그리고 제가 얼마나 할 일이 많은데요. 못해요. 예전 같으면 했을 수도 있죠. 과욕을 부릴 때도 있었고, 엄청 날카로웠던 때도 있었어요. 지금도 날카로운 면이 있지만, 통제할 만한 경험이 쌓인 것 같아요. 이제는 함께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후배든 선배든 다 친하고 좋게요. 그게 궁극의 목표예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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