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비트코인ETF가 뭐길래…지금은 ETF로 투자가 안돼? [특파원 리포트]

박일중 입력 2023. 12. 5. 08:15 수정 2023. 12. 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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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비트코인이 뜨겁습니다. 미국 현지 시각 4일 오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4만 2천14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4월, 마케도이나에 수감돼, 범죄인 인도를 기다리고 있는 권도형 씨가 불러왔던 테라 코인 폭락 사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테라 코인 폭락 사태로 디지털 자산시장에서 사라진 자산 가치는 2조 달러, 지금 환율로 우리 돈 2천6백조 원에 이릅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만 6천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 올해 상승률만 따로 봐도 150%에 이릅니다. 올해 FTX의 뱅크먼 프리드에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이 내려졌고,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이 자금 세탁 혐의 등에 유죄를 인정하고 43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하는 등 잇따른 악재가 있었지만,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지핀 비트코인 가격 상승

그러면 올해 암호화폐 시장 왜 이리 뜨거운 걸까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1월 기준금리 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입니다. 시장 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보면 10월에 5%를 넘었던 것이 다시 4.2%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에 채권으로 수요가 몰렸던 거죠.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의 수익성도 좋아집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식시장도 11월 아주 좋았는데,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 지수인 S&P500지수는 9% 넘게 올랐습니다. 금융 시장이 다 좋았던 거고, 그만큼 투자 성향이 강했던 겁니다. 여기에서 암호화폐 시장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10월 말에 이미 연 초에 비해 배로 올라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후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서 연초 대비 50%가 더 올랐습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그 정도 올랐으니 엄청난 상승률이긴 하지만, 이미 비트코인 수요는 뜨거웠던 겁니다.

■ 다른 이유는 없을까

여기엔 비트코인만의 특성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에는 '반감기'라고 불리는 때가 있습니다. 4년에 한 번씩 찾아옵니다. 이때가 되면 같은 노력을 들여도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전체 비트코인 양을 2천백만 개로 제한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여러 개의 그래픽카드가 연결돼 있다.


당연히 이때가 되면 공급 속도가 예전보다 줄어들 것이 뻔히 보입니다. 지금까지 세 번의 반감기가 있었는데, 그래서 그때마다 비트코인은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승률이 150%로 2020년 이후 최고라고 했는데, 바로 2020년이 반감기가 있던 시기입니다.

여기에 또 하나 시장이 기대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현물비트코인ETF 출시입니다.

■ 지금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가 있는데 왜?

물론 지금도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가 있습니다. 먼저 ETF가 뭔지를 알아보면, 기초 자산의 가치를 근거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을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있는, 비트코인을 근거로 투자되는 ETF는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게 아닙니다. 비트코인 가격을 반영하는, 금융 기법이 가미된 일종의 선물 계약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파생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과정이 복잡해지면 문제가 있습니다. 관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들어가는 노력이 늘어나니 수수료 또한 증가합니다. 또 파생이 된다는 건 다른 요인에 의해 기초 자산의 가치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거고 이건 곧 비트코인의 거래 가격과 ETF의 가치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뜻합니다. 그만큼 관리도 어려워지겠죠.


그래서 투자 회사들이 계속 시도해왔던 게 현물비트코인ETF입니다. 현물시장에서 직접 비트코인을 살 수 있습니다. 수수료를 낮출 수 있고 비트코인 가격과 유사하게 ETF 가치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관리도 쉽습니다.

무엇보다 "가상화폐가 뭐지? 너무 복잡해"라며 투자를 꺼려왔던 이들의 돈을 끌어모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수십억 달러 이상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대유행 때인 2021년 11월 최고점인 6만 9천 달러에 이를 수 있을 거라고 희망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10만 비트코인'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현물비트코인ETF를 허용할까?

현물비트코인ETF 얘기가 나온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닙니다. 다만 시장에선 최근 여러 투자회사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청서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소 9곳에 이른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시장에선 이렇게 많은 곳에서 신청서를 내고, 수정을 하고 그러는 걸 보면서 뭔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얘기가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이르면 내년 1월에 현물비트코인ETF가 출시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지금까지 얘기해왔던 건 '투자자보호장치'입니다. 그런데 FTX의 경우 투자자 자산을 빼돌려서 문제가 됐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시장의 기대대로만 된다면 투자해도 될까?

얼마 전에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분이 있습니다.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를 키웠던 찰리 멍거입니다. 그분이 지난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비트코인은 해로운 독이다. 디지털 자산은 조금은 사기이고, 조금은 망상이다. 아주 나쁜 조합인데 난 둘 다 좋아하지 않는다. 망상이 사기보다 심각하다."

평생 가치 투자를 주장했던 분이니 디지털 자산엔 이런 생각을 가질 만도 합니다.

투자 상품은 오를 땐 누구나 투자하지 않았던 걸 후회하고, 지금이라도 투자하고 싶어 합니다. 내릴 땐 투자했던 걸 후회하거나 지금이라도 발을 빼고 싶어 합니다. 자신만의 분석과 이에 따른 자신감이 없으면 그렇습니다.

암호화폐가 오를 땐 누구나 '가즈아'를 외쳤지만, 일순간 그 목소리가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암호화폐 시장은 뜨겁습니다. 그런데 그 속으로 들어갈지는 본인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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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중 기자 (baika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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