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형투표’ 김유미 “고인물이 되고 싶지 않았다”[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12. 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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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 역을 연기한 배우 김유미. 사진 에스더블유엠피



이미지 변신. 배우라면 모두의 바람이고 또 실제로 쉽게 이뤄지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는 굉장히 넘기 힘든 선인 경우도 있다. 배우 김유미의 사례도 그렇다. 1999년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처음 이름을 알려 벌써 24년. 많은 배역을 했지만, 이번 같이 큰 유턴은 없었다.

김유미는 최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 역을 맡았다. 일류대의 학벌과 미모, 지성을 겸비한 그는 정재계를 종횡무진하며 대권주자로 거론되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극 전체의 실질적인 최종 빌런이자 김유미의 입장에서도 인상에 남을 거의 처음의 악역 연기였다.

도회적인 외모 그리고 단아한 이미지인 김유미는 현대극에 나오든 사극에 나오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를 작품 속에 묻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열망은 그 가슴 속에 지근하게 끓어오고 있었다. 그는 ‘스포츠경향’과 나눈 서면 인터뷰를 통해 변신의 원동력을 전했다.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 역을 연기한 배우 김유미 출연장면. 사진 SBS



이하는 김유미의 일문일답.

- 종방소감을 전한다면?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을 만나게 된 건 도전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민지영의 잘못된 사랑과 욕망을 연기하면서 때로는 고통스러웠지만, 덕분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용기가 생겼습니다. 현장에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주신 박신우 감독님과 스태프들께 그리고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 캐릭터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민지영은 저의 연기인생에서 새롭고 낯선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먼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새롭고 강렬한 기운에 끌렸던 것 같아요. 감독님, 작가님과도 소통이 너무 잘 됐던 점도 참 중요했어요. 혼자 하는 작업은 아니니까요.”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 역을 연기한 배우 김유미 출연장면. 사진 SBS



- 이야기한 것처럼 대권주자라는 설정, 해보지 않은 악역 등 여러모로 도전이었을 것 같다.

“이 작품을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제 스스로 고인물이 되고 싶지 않아서였어요.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보려는 의지로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민지영의 서사가 중요했어요. 작가님,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태생이나 자라온 환경, 인생의 목적을 설정하고 그걸 바탕으로 집에 있을 때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의 메이크업, 의상, 헤어 톤을 모두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매 순간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민지영은 한 장면 한 장면이 쉽지 않았어요. 극 중 무찬(박해진)과 대립하는 장면과 아들 민수(김권)의 만행을 알면서도 덮어주려 했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 극 중 많은 인물들과 대립했는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현장 분위기는 좋았어요. 감독님께서는 항상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셨고, 촬영 스태프들이 온 우주의 기운을 몰아주었습니다.”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 역을 연기한 배우 김유미 출연장면. 사진 SBS



- 올해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이두나!’ 등에 이어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까지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다작을 결심한 배경이 있는지.

“올해 신기하게도 특별출연 제의도 많이 주셨던 것 같아요. 이 또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우가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언제나 가슴이 벅찬 행복한 순간인 것 같습니다.”

- OTT 작품을 비롯해 넓은 활동반경을 가지게 됐는데, 그 소감도 궁금하다.

“‘이두나!’ 이정효 감독님과는 오랜 인연이어서 그 신뢰를 바탕으로 특별출연을 했습니다. OTT에 대한 새로운 느낌보다는 짧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해봤다는 것과 좋은 사람과의 현장은 더없이 즐겁다는 걸 다시 알게 됐어요. 다양한 채널이 생기고, 환경이 변하고 있지만 역할을 성실하게 진심으로 잘 해내야 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남편인 정우 역시 올해 활발하게 활동했다. 서로 힘이 돼주는 순간이 많을 것 같은데.

“작품을 시작하면 혼자서만 이겨내야 하는 고충이 많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응원의 메시지와 눈빛을 아낌없이 쏴주었습니다.(웃음) 늘 먹을 걸 많이 챙겨줘서 가방이 무거웠어요.”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민지영 역을 연기한 배우 김유미. 사진 에스더블유엠피



- 데뷔 24년, 짧지 않은 세월이다. 그 시간에 대한 감정을 정리해본다면?

“벌써요? 분명한 건 감사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현장에 있고, 연기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그 원동력으로 한 작품씩 최선을 다하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과 이후 계획은?

“한 걸음이라도 나갈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요즘엔 페이소스가 있는 작품과 캐릭터에 끌려요. 작품이 끝났으니 비우면서 다시 채울 준비를 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요. 너무 늦지 않게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릴게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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