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이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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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이 도래하면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되는 종이 있다.
뚜렷한 원칙이나 철학도 없이 오로지 본인 유·불리에 따라 이당 저당 기웃하는 이를 '철새 정치인'이라 부른다.
철새로서는 억울한 노릇이다.
철새 정치인이 우리 정치의 퇴행 요소이듯, 이주민 차별은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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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이 도래하면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되는 종이 있다. '철새'다. 뚜렷한 원칙이나 철학도 없이 오로지 본인 유·불리에 따라 이당 저당 기웃하는 이를 '철새 정치인'이라 부른다. 철새로서는 억울한 노릇이다. 철새야 본능에 각인된 생존 경로를 정직하게 오갈 뿐인데, 줏대도 염치도 없이 행동하는 정치인들을 자신들에 비유하니. 그러나 철새여, 노여워 말기를! 당신이 품고 있는 이동의 위대한 능력이야말로 오늘날 인류를 생존하게 한 거대한 원동력이니. 인간도 철새와 같은 '이동하는 종'이다.
"다른 어떤 포유류도 우리처럼 돌아다니지 않는다. 우리는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우리는 지금 있는 곳에 자원이 있어도 새로운 영토로 밀고 들어간다……. 거기에는 일종의 광기가 있다. 반대편에 뭐가 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큰 바다로 출항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화성을 향해 간다. 우리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왜일까?" 유전학자 스반테 페보가 인간의 이동성에 직면해 던진 물음이다.
죽음도 불사하며 뿔뿔이 이동한 인간의 후예들로 지구촌은 일찌감치 다인종 다문화 다지역이 됐다. 단일민족이라는 허상에 갇혔던 대한민국도 2024년이면 전체 국민 대비 국내 체류 외국인 비율이 5%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정한 다인종 다문화 국가에 진입할 전망이다.
인도계 미국인 과학 저널리스트 소니아 샤는 저서 '인류, 이주, 생존'에서 "거대한 이주가 시작될 때 던져야 하는 질문은 '인간은 왜 이주하는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주를 어떤 식으로 다룰 것인가?"가 보다 더 적확한 질문이다.
충남도는 올해 한국행정연구원에 '충청남도 외국인 노동자 고용·노동 실태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연구'를 의뢰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외국인 노동자 20.5%가 산재 경험을 응답했다. 사업장에서 각종 욕설, 조롱 같은 '언어폭력'과 '임금·휴일 차별' 같은 부당대우를 받은 경험도 각각 24.2%를 차지했다. 한 네팔 노동자는 심층 인터뷰에서 "딸기 농장 업무를 마치면 고용주가 가정부처럼 일을 시켰다"고 고백했다.
철새 정치인이 우리 정치의 퇴행 요소이듯, 이주민 차별은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 마침 12월 1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 나와 당신이 이주를 어떤 식으로 다룰지, 자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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