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유대인을 살리려고 가톨릭 세례증명서를 발급한 사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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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고타위원회가 출범한 지 불과 이틀 뒤인 1942년 12월 6일, 나치 친위대가 어린이를 포함한 바르샤바 시민 23명을 '유대인 은닉' 혐의로 체포해 헛간에 가둔 채 불을 지르기도 했다.
유대인을 돕다가 숨진 활동가 등 폴란드인의 숫자는 알려진 바 없고, 그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유대인 숫자 역시, 숱한 사례로만 기억될 뿐 확정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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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고타위원회가 출범한 지 불과 이틀 뒤인 1942년 12월 6일, 나치 친위대가 어린이를 포함한 바르샤바 시민 23명을 ‘유대인 은닉’ 혐의로 체포해 헛간에 가둔 채 불을 지르기도 했다. 유대인을 돕다가 숨진 활동가 등 폴란드인의 숫자는 알려진 바 없고, 그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유대인 숫자 역시, 숱한 사례로만 기억될 뿐 확정적이지 않다.
다만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국립기념관 ‘야드바셈’은 폴란드의 비유대인 시민들로부터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은 전시 유대인이 4만~5만 명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폴란드 사회사업가 이레나 센들러로바(Irena Sendlerowa)가 돌보고 구조한 유대인 어린이 숫자만 약 2,500명에 달했다. 가톨릭 교회와 수녀회가 그들 다수를 교회에 수용해 보살폈고, 사제들은 유대인인 그들에게 허위 가톨릭 세례 증명서를 발급했다.
그 활동에 가담한 폴란드인은 전체 인구의 1~3%에 달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민족의 의인(Righteous among the Nations)’으로 인정한 폴란드인은 제고타위원회 가담자로 확인된 이들을 포함 2022년 현재 7,232명이다.
그래서 폴란드 시민은 이스라엘에 관한 한 세계 어느 국민-민족보다 큰 역사적-윤리적 발언권을 지닌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0월 30일, 약 1,000여 명의 폴란드인 시위대가 수도 바르샤바 구시가지 광장에 모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 국민과 연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가자지구 학살을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배너와 플래카드를 들었다. 그들 중 일부는 저 1~3%의 후손일지 모른다. 그리고 대부분은 제고타위원회 활동가들이 목숨 걸고 추구했던 인도주의의 대의를 따르는 이들일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곧 하마스 테러에 대한 동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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