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블록체인 첨단 테크 달고… K게임, ‘게임의 룰’ 뒤집다

안상현 기자 2023. 12. 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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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뉴 엔진’] [3부] 아시아 넘어 세계 시장 공략 나서
4인조 걸그룹 메이브./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14일 서울 성동구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사옥. 4인조 걸그룹 ‘메이브’가 한창 컴백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1월 음반을 발매한 메이브는 데뷔곡 ‘판도라’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2500만회를 넘겼고,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멤버들은 사람이 아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이다. 리더인 ‘시우’에게 말을 걸었더니, “반가워! 이렇게 이야기하니 너무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게임은 한때 한국의 콘텐츠 경쟁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강력한 무기로 평가받았다. 1994년 PC게임 바람의 나라(넥슨)로 태동한 국내 게임 산업은 인터넷 및 PC방 보급과 함께 매년 두 자릿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고, 2003년 중국에 진출하며 수출 효자 역할까지 해냈다. 하지만 한국 게임의 주력 시장이던 중국이 2017년 한한령을 내리며 직격탄을 맞았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집중했던 모바일 게임마저 정체기에 접어들며 산업 전체가 주춤하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실시간 상호작용 ‘디지털 휴먼’의 등장

한국 게임은 최근 AI, 블록체인 등 첨단 테크로 재도약에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고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한국 게임 업체들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휴먼이다. 한국 게임 업체들은 이 기술이 산업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본다. 사람과 같은 수준의 게임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게임을 함께 즐기거나 경쟁하는 요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디지털 휴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메타버스 기기 비전프로를 출시하고, 3차원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게임 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누가 더 정교한 기술을 갖느냐가 승부를 가릴 것”이라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르면 올해 안에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휴먼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람의 감정과 표정을 읽고 상황에 맞춰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크래프톤도 이용자와 사람처럼 대화하고 게임 플레이를 스스로 이해하는 ‘버추얼 프렌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용자들 역시 디지털 휴먼이 새로운 게임 경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브라이터 마켓 리서치가 미국 게임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휴먼이 게임 플레이 경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99%에 달한다.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구축 나서

가상 화폐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역시 앞으로 게임 산업을 뒤바꿀 요소로 꼽힌다.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게임 아이템을 대체하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새로운 서비스도 등장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게임 업체들은 이미 돈 버는 게임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이다. 위메이드는 글로벌 누적 가입자가 9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만들어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게임을 유치해 서비스하고 있다. 넷마블 역시 ‘MBX’라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만들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국에서는 체감하기 힘들지만, 블록체인이 게임 업계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기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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