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 송영길당, 용혜인당… 총선 노린 ‘떴다당’ 쏟아질 채비
내년 4월 총선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비례 의석을 노리는 신당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선거제가 현행대로 갈 경우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이 쉬워지는 점을 노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주도하는 신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연합 비례 정당’ 필요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자 정치권에선 “선거 때만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이른바 ‘떴다당(黨)’ 천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4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본소득당은 물론이고 현재 소위 비례 정당 창당 작업이 곳곳에서 있는데, 이런 쪽에서 민주당에 연합해서 같이 하자는 제안들이 있다”며 “그런 세력들과 어떠한 형태든 연합 비례 정당을 만들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선거법이 현행대로 적용된다면 민주당이 야권 제3 세력들과 연합하는 형태로 위성 정당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홍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합의된 내용은 아니지만, 이미 여러 차례 이런저런 제안이 있었다”며 “일단 비례대표 문제는 1월 말까지 시간이 있다”고 했다. 정치적 득실을 계산해 최종 결정을 최대한 미루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선거법 개편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야권에선 비례 의석을 노리는 신당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정의당은 녹색당 등 좌파 계열과 선거 연합 정당을 준비 중이고, 민주당의 비례 정당 출신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도 민주당과 연대가 가능한 ‘개혁 연합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추미애·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도 거론된다.
송 전 대표는 대놓고 ‘민주당의 우당(友黨)’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송 전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지역구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민주당 후보로 힘을 모아주고, 비례대표 영역에서는 민주당의 우당 가칭 ‘윤석열 퇴진당’에 힘을 모아주면 서로 윈윈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200석 이상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조국 전 장관은 이날 광주(光州)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민주당 중심으로 용혜인, 고 노회찬 의원 같은 분들이 학익진처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최근 신당 창당에 대해 “때가 되면 말씀드릴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총선이 가까워지면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간 ‘비명당’ ‘친명당’도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런 분위기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 ‘떴다당’이 난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이 여당과의 선거법 합의에 실패해 현행대로 총선이 치러질 경우, 소수 정당이 최소 정당 득표율(3%)만 달성하면 원내 의석 배출이 가능하다. 야권 관계자는 “신당들은 거의 민주당 우당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국회의원을 배출하더라도 민주당에 흡수·편입되는 ‘떴다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 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은 국회의원 17명을 당선시켰으나 총선이 끝난 뒤 대부분 민주당으로 흡수돼 사라졌다. 최강욱 전 의원과 김의겸 의원 주도로 만들어진 열린민주당도 총선이 끝난 뒤 민주당과 합당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총선이 코앞인데 선거제도, 선거구 획정도 오리무중”이라며 “기형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송영길의 ‘돈봉투 신당’, 조국의 ‘입시 비리 신당’, 용혜인의 ‘공항 귀빈 신당’ 등 별의별 신당이 난립하게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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