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총회 의장 ‘화석연료 감축 반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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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의장국을 맡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의장이 화석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술탄 아흐마드 알 자비르 COP28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1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메리 로빈슨 전 유엔 기후변화 특사와의 대담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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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감축 주장 과학적 근거 없어”
고어 “UAE 배출증가 세계평균 6배”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술탄 아흐마드 알 자비르 COP28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1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메리 로빈슨 전 유엔 기후변화 특사와의 대담에서 나왔다. 그는 각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지구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합의한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나 시나리오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선사시대처럼 동굴 속으로 들어가길 원하지 않는 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알 자비르 의장은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이자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최고경영자(CEO)다.
이 발언에 로빈슨 전 특사가 이의를 제기하자 알 자비르 의장은 “현재 이미 벌어진 기후 문제나 양극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며 “나를 (기후위기 사태의) 책임자로 손가락질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랬던 그는 COP28 개막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선 “203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로드맵을 각국에 확고히 이해시키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UAE에서는 화석연료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UAE가 이번 총회 의장국을 맡으면서 시작부터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UAE가 의장국 지위를 자국의 화석연료 수출에 활용하려 한 정황이 공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BBC와 비영리단체인 기후보고센터(CCR)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UAE는 중국, 브라질, 독일 등 15개국 관계자들에게 자국 석유·가스 기업을 홍보하고 거래를 제안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1일 UAE는 300억 달러(약 39조 원) 규모로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 국가 간 격차를 해소한다는 취지의 ‘알테라’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번 총회 전부터 국영 석유회사 CEO가 의장을 맡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COP28에 연사로 나선 고어 전 부통령은 3일 “(알 자비르 의장이 CEO인)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는 석유·가스 운송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배출되고 있다는 것을 (위성사진을 통해) 우주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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