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과 ‘경계선 지능’ 학생, 교사에 판별 맡긴 교육청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고학년인 A 군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A 군은 담임 교사의 권유로 난독 여부를 판별하는 검사를 받은 뒤 '경계선 지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부터 A 군처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각각 난독, 경계선 장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언어발달 치료를 지원해 왔다.
교사가 경계선 지능이 아니라 난독 의심으로 검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언어 발달 치료 등 지원하는 사업
전문가 아니면 증상 구별 힘들어
교사가 잘못 신청땐 불이익 우려
그런데 A 군은 올해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교사가 경계선 지능이 아니라 난독 의심으로 검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관할 교육지원청에서는 “경계선 지능 지원 신청 절차가 이미 마감됐으니, 6개월 후에 다시 지원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A 군 부모는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검사를 마쳤는데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난독과 경계선 지능 모두 회당 6만 원 상당인 언어·발달 치료가 6개월간 36차례씩, 최대 4번까지 지원된다. 두 가지 장애 모두 지원 시기는 비슷하나 선정 절차는 따로 진행된다. 중복 지원, 변경도 불가능하다.
문제는 난독과 경계선 지능의 증상이 매우 비슷해서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검사 신청서는 교사가 제출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교사가 이를 잘 구별해 지원하기는 어렵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자칫 학생과 맞지 않는 장애 검사를 권유했다가 학생이 치료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기라도 하면 학부모로부터 원망을 들을까 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난독증을 겪어 시교육청의 지원을 받는 학생은 올 10월 말 기준으로 958명이다. 경계선 지능 치료 지원을 받는 학생은 같은 시기 기준으로 739명이다. 최근 3년새 6∼8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일부 학생들이 언어 습득 지연을 겪는 일이 많아졌다.
시교육청의 올해 난독 및 경계선 지능 치료 지원 예산은 약 25억 원이다. 지원 대상에 선정되면 인당 최대 800여만 원에 상당하는 치료 혜택을 받는다. 자비로 치료하기가 어려운 가정 등에서는 이 사업에 자녀가 선정되기만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한 전문치료기관 관계자는 “교사가 의사도 아니고 정확한 병명을 처음부터 가려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신청 주체를 학부모까지 넓혀서 자발적으로 신청하도록 바꾸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교체장관 6명 지역구 출마설…원희룡 계양을-박민식 분당을 거론
- 기재 최상목, 국토 박상우, 농식품 송미령…6개 부처 개각
- “이게 다 이재명 때문이다”[김지현의 정치언락]
- 與 ‘희생 혁신안’ 최고위 보고 무산…혁신위 내부 “비대위 전환을 안건으로”
- ‘민주당 돈 봉투’ 스폰서 “송영길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해”
- 김진표 의장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처리해야…이번 주만 정쟁 멈추자”
- 갑자기 집 주소가 생각이 안나는데…혹시?
- 민주당 “쌍특검 8일 본회의 처리… 안되면 12월 임시국회서 처리”
- 軍, 고체 우주발사체 3차발사 성공… “독자 발사로 핵심기술 검증”
- 尹, 기부·나눔 단체 초청해 성금 기부…“박애 정신은 민주사회 기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