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술 한 잔, 책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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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배달되는 신간들을 보면서
특정 주제에 쏠려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출판 시장에도 유행이 있기 때문이겠죠.
요즘 많이 나오는 책은 미·중관계, 기후위기, 페미니즘 등입니다.
그만큼 이 주제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비슷비슷한 책이 쏟아지는 걸 보면 지면을 꾸리는 입장에선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지난주 리뷰한 ‘제국의 향기’는 신선함 때문에 고른 책입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반목한 냉전 시대를 ‘냄새’라는 키워드로 풀어내었고,
마릴린 먼로가 애용했다 알려져 ‘세기의 향수’가 된 샤넬 넘버 5의 어머니 향수가 제정 러시아 출신이며,
그 쌍둥이 향수가 소련에서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줍니다.
빈곤한 어린시절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다른 인생 궤적을 걸었던
코코 샤넬과 폴리나 젬주치나 몰로토프의 삶을
그들이 번성시켰던 향수 ‘샤넬 넘버5′와 ‘레드 모스크바’와 겹쳐 보여주기도 하고요.
프랑스 샤넬과 러시아 젬추지나… 극단의 두 여인, 향기는 ‘쌍둥이’
출판 담당 기자에게 계절은 책으로도 옵니다.
신간 중 꽃 관련 책이 유난히 많으면 봄의 기척을 느낍니다.
여행 책이 눈에 많이 띄면 여름 휴가철이구나, 싶고, 뜨개질 책을 보면 서늘한 가을 바람을 예감합니다.
술 관련 책이 잇달아 나온 걸 보고 연말이 왔구나, 생각했습니다.
다정한 이들과 술잔을 부딪히기 좋은 시기.
밖은 어둡고 차가운데 실내는 밝고 따뜻하고,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벗어놓은 외투 표면엔
싸늘한 바깥 공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
한 모금 술로 몸을 덥히는 연말 모임을 상상해 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음악이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칵테일과 레코드’(진선books)는 LP 레코드 명반 70장과 어울리는 칵테일 140가지를 페어링(pairing·짝짓기)해 안내하는 책입니다.
미국의 베이스 연주자이자 칵테일 평론가인 안드레 달링턴, 음식 작가 테나야 달링턴이 함께 썼어요.
저자들은 ‘블루 크리스마스’ 등 히트곡이 포함된 엘비스 프레슬리의 크리스마스 앨범(1957)과 멀드 사이다(mulled cider)의 조합을 추천합니다.
멀드 사이다는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음료인 애플 사이다에 정향을 촘촘히 박은 사과, 오렌지, 황설탕, 향신료인 올스파이스 등을 넣어 끓인 후 럼을 넣고 육두구와 시나몬 스틱을 장식해 만듭니다.
따뜻하며 향긋해 성탄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좋은 칵테일이죠.
스코틀랜드의 주류 평론가 이안 벅스턴이 쓴 ‘30초 위스키’(빚은책들)도 나왔습니다.
역사, 제조법, 지역별 특성 등 위스키 관련 상식을 정리했어요.
“1924년에 일본 최초의 제대로 된 위스키 증류소가 교토 인근 야마자키에 세워졌다.”
요즘 우리나라서 인기 있는 일본 위스키에 대한 설명입니다.
캘린더에 송년회 약속이 빼곡한 12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술 즐기시길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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