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살해 후 자살 여전…되풀이되는 이유는?
[KBS 울산] [앵커]
지난 주 금요일 불이 난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가장과 일가족이 숨졌습니다.
가장이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대책에도 해마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방진복을 입은 경찰관과 소방관이 불에 그슬린 집안 곳곳을 둘러봅니다.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합동 감식이 진행됐습니다.
지난 1일,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는데, 당시 가장인 A 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잠시 뒤 집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집 안에는 어머니와 자녀 등 3명이 숨져있었고, A 씨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경찰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A씨가 가족들을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녀나 배우자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250여 명으로 한 해 평균 30명이 넘습니다.
원인으로는 경제적 문제가 24.3%로 가족관계 문제 다음으로 많았는데, 갑자기 닥친 경제적 어려움의 경우 위기 신호를 포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에 근무 중이던 A 씨는 2개월에 한 번씩 내려오는 복지 사각지대 조사에서 대상자로 선정된 적도 없었습니다.
[울산 북구청 관계자 : "금융연체만으로 (위기 가구로) 내려오는 가구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고요. 그분 같은 경우는 일단 명단이 한 번도 내려온 적은 없어요."]
전문가들은 작은 위기 징후가 포착되더라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제철웅/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라고 하는 믿음이 없기 때문에 자살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 상황에서는 국가가 일종의 부모 역할을 해야 하는 거거든요."]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를 토대로 사고 원인을 밝히는 한편, 당사자가 숨진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신건 기자 (go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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