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희생자 최병연씨 유해, 80년 만에 고국품에
“아버지에게 이름 석 자 불려 보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습니다.”
4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최금수(82)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최씨는 80년 만에 고국 품에 안긴 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최병연씨의 차남이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온 아버지 유해를 80년 만에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듯했다. 최씨는 “이제라도 유해가 봉환돼 다행이다”고 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됐다가 숨진 희생자 고(故) 최병연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영면에 들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영광군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강제동원 희생자인 최씨의 유해봉환 추도식을 열었다.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최씨는 1943년 태평양 타라와섬(현 키리바시공화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타라와 전투 때 희생됐다. 추도식에는 정부를 대표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가족·영광군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국땅에서 숨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장관은 추도사에서 “긴 세월 고인의 생사를 몰라 애태운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아직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은데 정부는 마지막 한 분까지 봉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씨의 유해는 전날 오후 6시 30분 인천 국제공항으로 봉환됐다. 코로나 확산 등을 이유로 타라와가 있는 남태평양의 키리바시공화국에서 돌아오지 못하다가 지난 9월 미국 국방성에 의해 하와이로 옮겨졌다.
타라와 전투에서 사망한 한국인은 정부의 유전자(DNA) 대조 작업 결과 현재까지 1117명으로 파악됐지만 신원이 확인된 경우는 최씨 유해가 유일하다. 전남 영광에는 최씨 유족이 거주하며, 영광군 홍농읍 선산에 최씨의 가묘가 마련돼 이날 추도식 후 유해가 안장됐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팔면봉] 尹 대통령이 시위대에 돌린 편지가 곤혹스러운 국민의힘. 외
- 관제 레이더조차 없다… 아슬아슬 지방 공항
- 문학 서적이 대출 1~8위… 텍스트힙, 유행 넘어 문화로
- 尹 편지가 불러모은 ‘분열의 깃발’
- 尹 지지층 “대통령이 보고있다”… 철야 대기조 만들며 관저 앞 막아
- 탄핵 정국 어수선한 사이… 野, 논란 법안 무더기 추진
- 기재부·대사·경찰… 崔대행, 인사할 듯
- 결별도 동조도 어려워… 尹 편지로 더 깊은 수렁 빠진 국힘
- 3700명 팔란티어는 어떻게 11만명 록히드마틴 꺾었나
- 제조업 약체 프랑스·말레이·인니, ‘AI 신흥 강국’ 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