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의시읽는마음] 공작새 마음

입력 2023. 12. 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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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어울리는 타투 하고 싶어 타투이스트 만났지.

몸 어느 곳에 멋진 타투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를 읽고 나니 더욱 그렇다.

시 속 타투이스트가 권한 공작새 날개 같은 것.

"당신은 더 행복해질 필요가 있군요." 겨울처럼 쓸쓸할 때마다 타투이스트가 건넨 말을 되뇌며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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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지

겨울과 어울리는 타투 하고 싶어 타투이스트 만났지. 내 얼굴을 곰곰이 보더니 그는 진단 내렸어. 날갯죽지로부터 팔까지 이어지는 공작새 날개를 그려줄게요.

그건 더운 나라에 사는 새이고, 나는 겨울과 어울리는 마음이 갖고 싶은데. 타투이스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당신은 더 행복해질 필요가 있군요.
(중략)

나를 부풀리면, 슬픔도 함께 커질 테지만. 두 팔을 벌리고 잠을 청한다. 한쪽 날개가 찢어졌어도, 여전히 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새처럼.

공중이 내게 박두할 거라는 한 조각 믿음을 쥐고.
몸 어느 곳에 멋진 타투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를 읽고 나니 더욱 그렇다. 시 속 타투이스트가 권한 공작새 날개 같은 것. 그런 걸 어깨나 팔에 그려 두면 마치 “잃어버릴 수 없는 날개”를 갖게 된 듯이 든든할 것 같다. “당신은 더 행복해질 필요가 있군요.” 겨울처럼 쓸쓸할 때마다 타투이스트가 건넨 말을 되뇌며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날 수 있을 거라는 “한 조각 믿음을 쥐고”.

인터넷 검색창에 ‘공작새’를 쳐 본다. 화려한 색의 공작새 사진이 잇따라 쏟아진다. 성공의 기운을 불러온다는 이 새는 먼 세상 신기루처럼 아름답다. 내 것이 아닌 날개를 커다랗게 부풀릴수록 어쩌면 “슬픔도 함께” 커지려나. 그렇다 해도 이런 엉뚱한 믿음조차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슬픔을 녹일 따뜻한 마음 하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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