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협진·맞춤 치료... 대장암 생존율 높이는 명약” [로컬 인터뷰]

양휘모 기자 2023. 12. 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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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센터, 매년 400여건 수술 중
일상 회복 빠른 ‘최소침습수술’ 90%
일대일 동행 서비스 등 환자 중심
원스톱·다학제 협진 시스템 갖춰
김창우 아주대병원 대장암센터장

“대장암은 국내 암 중 발병률이 높다. 작년 말에는 3위로 발표됐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 4기로 진단되면 생존율이 낮아지고 수술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김창우 아주대병원 대장암센터장(대장항문외과)이 대장암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12월 국내 암 현황을 발표하는 국가암정보센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0년 발생률 3위로 암사망률 역시 폐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다. 대장암은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국가암검진에서는 50세부터 분변잠혈검사를 권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아무런 증상이 없을 때 검진을 통해 진단된다면 초기일 가능성, 완치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증상이 있다면 국가암검진 시기를 기다리는 대신 대장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은 1기 중 일부에서는 내시경적 절제술이 가능하지만 2·3기는 완치를 위해 수술을 해야 하고 4기는 육안으로 완전한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불가능하다면 먼저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고려한다.

아주대병원 대장암센터는 연간 400여 건의 수술을 시행하며 이 중 90%를 최소침습수술로 시행하는데, 이는 국내 평균인 8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전통적인 개복수술과 달리 복강경·로봇수술 등의 최소침습수술은 작은 상처를 내 통증이 적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또 대장암센터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치료 성적을 높이고 있다. 여러 과가 한자리에 모여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환자를 만나면 대장항문외과, 소화기내과,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의견을 종합해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형 치료계획을 세운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5년 전 이미 대장암 치료 생존율 세계 1위를 기록했다”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진료과와 최신 지식 및 경륜을 신속히 공유하며 긴밀히 협진해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대장암에서 내시경적 시술이 가능한지, 폐쇄성 대장암에서 내시경적 스텐트 삽입술이 가능한지 소화기내과와 협의한다. 또 원격 전이가 있다면 전이된 장기와 관련된 진료과와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과 긴밀히 협진한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는 연 8천건 이상의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며, 2천건가량의 내시경적 용종절제술, 초기 대장암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특히 4기 대장암은 처음 만난 의료진이 치료 방향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며 “이에 4기인 경우 풍부한 경험과 최신 지견을 갖춘 분야별 전문의들끼리 진료 시간 외에 신속하고 긴밀한 상의를 거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아주대병원은 1기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이 무려 100%, 2기 87%, 3기 71%의 높은 치료 성적을 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까다로운 대장암 수술 부위도 최대한 최소침습수술로 완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은 1㎝ 크기의 구멍을 4~5개 만들어 각도 제한을 거의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팔로, 수술 부위를 10배 확대한 3D 입체화면을 활용해 접근이 어려운 병변을 정밀하게 잘라내고 이어줄 수 있다. 주위 장기와 신경을 잘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이고 있다. 특히 직장암의 경우 좁은 골반 안에 위치한 방광, 전립선, 자궁, 난소 등 주변 장기들과 자율신경의 손상을 최소화해 배뇨 기능과 성기능의 회복이 빠르다. 과거 개복수술 시에는 집도의의 손 하나가 들어갈까 말까 한 좁은 골반에서 감에 의존한 수술을 했고, 복강경수술은 시야 문제가 향상됐지만 여전히 제한점이 많았다.

그는 “생존율 1위는 달성했으니 이제 남은 삶 동안 삶의 질 문제가 대두됐다”며 “아주 중요하지만 잘 드러내 이야기하지 않는 소변보는 문제, 성관계 문제가 로봇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대장암센터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암 신환 일대일 동행 서비스와 원스톱 진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암 진단 또는 의심 환자가 첫 방문 시 전문 코디네이터가 진료과와 검사실까지 일대일로 동행해 빠르고 편안하게 진료와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또 수술 후 환자의 정신적 지지 및 일상생활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와 연계해 환자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심적 안정을 배려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대장질환의 예방을 위해 식이섬유가 많은 야채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붉은색 육류나 가공육을 줄이며 유산균이 풍부한 유제품 섭취를 권장한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매일 30분 이상 걷기 등 운동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대장암 발생 연령대가 50대 미만으로 낮아지고 있다. 혈변, 복부 통증, 잔변감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신속히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하며 술과 담배는 무조건 나쁘다. 수술 합병증도 늘어나고, 암 발병과 재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많으므로 당연히 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휘모 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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