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 하락 베팅했다 '눈물'…테슬라 팔고 MS 샀다[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12. 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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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서학개미들은 차익 실현에 주력하며 3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순매도는 많이 오른 빅테크주와 나스닥100지수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위주로 이뤄졌다. 테슬라의 경우 주가가 올들어 최고치 대비 많이 낮은 상태인데도 사이버트럭 첫 배송 행사를 앞두고 대규모 매도 우위를 나타낸 점이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주식 매수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면서도 직전주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MS는 2주 연속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위에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1월22~28일(결제일 기준 11월27일~12월1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4649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 4거래일 동안 S&P500지수는 0.4%, 나스닥지수는 0.6% 올랐다.(23일은 추수감사절 휴장) 이후 12월1일까지 3거래일 동안 S&P500지수는 0.9%, 나스닥지수는 0.2% 추가 상승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3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지만 순매도 규모는 지난 11월8~14일 4억8300만달러대에서 직전주에는 1억8700만달러 수준으로 줄었고 이어 11월22~28일 사이에는 5000만달러 미만으로 감소했다.

순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은 MS 덕분이 컸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MS 한 종목만 5026만달러를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직전주 4097만달러에 이은 대규모 순매수 행진이다.

MS는 서학개미들이 5000만달러 이상을 순매수한 지난 11월22~28일 사이에 2.5%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12월1일까지 3일간은 2.1% 떨어졌다.

MS는 서학개미들이 공격적인 순매수를 시작한 지난 11월15일부터 12월1일까지 1.1%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상승률 2.2%에 비해 부진한 것이다.


MS 외에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개별 주식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비만 치료제 판매를 시작한 일라이 릴리 2개 종목뿐이었다. 서학개미들은 코인베이스를 1208만달러, 일라이 릴리를 946만달러 순매수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1분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서학개미들이 1208만달러를 순매수했던 지난 11월22~28일 동안 21.6% 급등했다. 이후 12월1일까지 3일 동안에도 4.3% 추가 상승했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에서 두드러진 점은 나스닥100지수 하락과 반도체주 상승에 동시에 베팅했다는 점이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를 1421만달러 순매수했다. SQQQ에 대해 4주째 매수 우위를 지속한 것이다. 이 4주간 SQQQ는 26.7% 급락했다.

동시에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도 1093만달러 순매수했다.

SOXL과 반대로 반도체주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도 395만달러 순매수했다. 반도체주 상승과 하락 베팅이 동시에 이뤄진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까지 3주 연속 SOXL은 차익 실현을 위해 대대적으로 순매도하고 SOXS는 반도체주 하락 반전을 예상하며 공격적으로 순매수했다. 하지만 SOXL은 4주일만에 순매수 전환하고 SOXS는 4주째 순매수를 이어갔으나 순매수 규모는 대폭 줄였다.

이는 반도체주 상승이 지속되자 하락 베팅이 주춤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ICE 반도체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서학개미들이 SOXL을 팔고 SOXS를 샀던 지난 11월1일부터 21일까지 16.1% 올랐다.

SOXL을 순매도한 서학개미들의 경우 차익을 더 누릴 수 있었는데 못 누리는 수준에 그쳤겠지만 이 기간 동안 SOXS를 샀다면 큰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개미들이 SOXS에 대해 순매수를 이어간 지난 11월1일부터 28일까지 SOXS는 36.9% 급락했다.


서학개미들은 MS를 제외한 빅테크주는 공격적으로 팔아치웠다. 특히 테슬라는 순매도 규모가 직전주 599만달러에서 5270만달러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주가가 230~240달러 수준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11월30일 사이버트럭 첫 배송 행사를 앞두고 대규모 '팔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차익 실현이라기보다 사이버트럭에 대해 큰 기대감 없이 주가가 다시 약세를 보이기 전에 처분하자는 심리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와 애플도 한 주간 동안 주가 상승이 없었음에도 매도 행렬이 이어지며 각각 3983만달러와 3172만달러가 순매도됐다.

알파벳 클래스A는 지난 22일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138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호조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991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차익 실현이 계속되며 329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며 최근엔 대형 기술주보다 금리에 민감한 중소형 기술주가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대형 기술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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