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수장에 첫 외교관 출신… 보훈장관엔 `참전용사 딸` 발탁

김미경 2023. 12. 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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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최상목(왼쪽부터), 국가보훈부 강정애, 농식품부 송미령, 중소벤처기업부 오영주, 국토교통부 박상우, 해양수산부 강도형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인선발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2기 개각은 실무 경험을 갖춘 정통 관료 출신과 전문성을 지닌 학자 출신들이 전진 배치됐다. 특히 여성 장관 후보자들을 중용한 것이 눈에 띈다. 인사청문회 통과를 염두에 둔 정치인 발탁보다 정책적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6개 부처 인선을 발표했다.

이중 최상목(60)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박상우(62)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오영주(59)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관료 출신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수석 출신인 최 후보자는 거시경제정책과 금융에 능통한 '정책·금융 정통 관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했고, 기재부 금융정책과장, 정책조정국장과 경제정책국장, 1차관 등을 거쳤다.

주택·토지 분야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박 후보자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조지워싱턴대 도시 지역계획학 석사, 가천대 도시계획전공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들어서 국토부 주택정책과장, 건설정책관, 기획조정실장 주택·토지정책 전담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주택토지실장으로 근무할 때는 분양가상한제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의 정책을 추진했고, 퇴임 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원장,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오 후보자는 특이하게 외교부 출신이나 다자·경제외교 분야에서 활약한 전문가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외무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해 정통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외교부 제2차관으로서 경제외교를 총괄하며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도왔던 오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중기·소상공인 등 지원 정책을 펴게 됐다. 오 후보자가 임명되면 중기부 승격 이후 첫 외교관 출신 수장이 된다.

강정애(66)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송미령(56)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강도형(53)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학자·연구원 출신이다. 강정애 후보자는 숙명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인적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숙명여대에 임용된 뒤 2016년 제19대 총장으로 선출됐고, 현재는 경영학부 교수를 맡고 있다. 강정애 후보자의 부친인 강갑신씨는 6·25전쟁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국가유공자, 시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이자 초대 육군 50보병사단장을 지낸 백인 권준 장군이다.

송 후보자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후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7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과 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 농업관측본부장, 부원장 등을 거친 농촌 균형발전 최고 전문가다. 송 후보자가 임명되면 농식품부 최초의 여성 장관이 된다.

강도형 후보자는 인하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제주대에서 해양생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기간제 연구원을 거쳐 2006년 한국해양연구원(현 KIOST)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하며 연구자의 길을 걸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제주특성연구센터장, 제주연구소장 등 KIOST 요직을 거쳐 올해 2월 원장으로 취임한 국내 해양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다. 1970년 출생한 강도형 후보자는 이번 개각 대상 중 유일한 1970년대 생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인선은 기존의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일색에서 여성을 중용하고, 학벌에도 다양성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연령층이 여전히 50·60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단 여성이 많다. (성비를) 고민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자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탁된 여성 후보자들은 교수, 외교관, 국책연구기관에서 일했던 전문가들"이라며 "전문성을 탄탄하게 다져온 분들을 기용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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