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인플레 둔화에 금리인하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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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확연하게 둔화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내부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배경엔 인플레이션 둔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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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이 확연하게 둔화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내부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유럽 각국 중앙은행 총재로 구성된 ECB 정책위원회의 일부 위원은 경기가 침체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금리인하론자로 분류되는 파비오 파네타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경제위기를 피하려면 곧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조기 인하론을 거들었다. 이들은 ECB가 경기 변화 흐름에 선제 대응하지 못해 실기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CB는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예상하지 못해 금리 인상 시점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배경엔 인플레이션 둔화가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최근 3개월 연속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유로존의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ECB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에도 근접했다.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하자 시장에선 ECB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경제학자들은 ECB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일부 ECB 정책위 위원은 여전히 긴축의 고삐를 놔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섣부른 기준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재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낮추기엔 인플레이션의 둔화 폭이 그리 크지 않다”며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지난달 27일 유럽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에너지보조금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가계 물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며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 ECB 이코노미스트인 더크 슈마허 나타시스은행 애널리스트는 “ECB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을 때 초래될 위험에 대한 공포심리가 여전하다”며 “통화정책 전환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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