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의 금융레이다] 한 달 넘게 걸린 시중은행 전세대출 갈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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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A씨에 따르면 기존 대출은 무난히 연장됐다.
영업점에서는 A씨에게 비대면으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3주 뒤에야 은행을 직접 찾아야 했다.
A씨는 여타 은행으로 전세대출 갈아타기조차 실패했다.
은행을 방문한 A씨는 영업점의 대응에 더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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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맘 A씨(35)는 본인 명의로 1억원 규모의 전세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 대출은 직장 내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받았다. 2년이 지나 전세 값이 올라 800만원을 추가 대출 받아야 했다. 은행은 A씨에게 추가 대출을 신청한지 3주가 지나서야 "최초 대출을 받은 영업점에 오라"고 통보했다. 아가가 태어나 육아 휴직 중인 상황에서 방법이 없었다. A씨는 아이를 안고 1시간 넘는 거리에 위치한 회사를 찾았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기존 대출은 무난히 연장됐다. 하지만 추가 대출은 하세월이었다. 영업점에서는 A씨에게 비대면으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3주 뒤에야 은행을 직접 찾아야 했다. 기존 전세대출 만기일을 10여일 앞둔 시점이었다.
A씨는 전화와 모바일 등 비대면 상담 과정에서 '영업점 전화→비대면 권유→영업점 전화→비대면 권유' 등 반복된 회신에 답답했다고 전했다. 비대면 신청을 몇 차례 시도하면서 깐깐한 절차에 포기할까 생각했다고도 한다. 화도 났다. 연거푸 거절 의사를 통보받아서다.
A씨는 여타 은행으로 전세대출 갈아타기조차 실패했다. 주변에서 시중은행 대비 연 금리가 낮은 '카카오 전월세대출 갈아타기'를 권했지만, 이마저 막혔다. 전월세대출 갈아타기는 이사를 가는 경우에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은행을 방문한 A씨는 영업점의 대응에 더 화가 났다. A씨는 혹시라도 금리를 낮출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은행은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와중에 의문이 들었다. 은행내 금리가 낮은 다른 대출이 없는지 궁금했다. 기존대출과 합쳐 1억800만원 규모 신규대출을 받을 수 없는지 물었다.
그제야 창구에서는 신혼부부 대출을 권했다. A씨의 상황에도 딱 맞았다. 기존 대출 금리는 연 5.908%였는데, 새로운 대출 금리는 연 4.37%였다. 은행의 카드를 쓰거나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우대금리 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A씨는 같은 은행의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에 성공했다. 한 달 남짓 걸렸지만 다달이 이자로 내는 비용이 크게 줄었다.
A씨는 "갈아타는 방법을 묻지 않았으면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 현금을 넣었어야 할 상황이었다"며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다는 은행이 절차와 상품을 처음부터 잘 소개해줬다면 이렇게 복잡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보를 전해들은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영업 방향성을 '고객 중심'에서 '지표 개선'으로 바꾼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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