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험료 내리고 실손 오른다

임성원 2023. 12. 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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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차보험 3%대 인하 전망
실손은 두자릿수 인상 가능성
그래픽 연합뉴스

내년 자동차보험료는 최대 평균 3%대로 내리는 반면 실손의료보험료는 두 자릿수로 크게 오를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실손보험료를 한 자릿수로 인상하거나, 과거 판매한 1세대 실손보험료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연말 보험료 조정 시기를 앞두고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의 적정 보험료 수준을 검토 중이다. 오는 6일 예정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 전후로 보험료 조정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은 최근 당정에서 최대 인하 폭으로 낮추라고 압박 수위를 강화하면서 실무 논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손보사들은 상생금융 동참 차원에서 내년 자동차보험료의 평균 인하 폭을 3% 내외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올해 초(평균 2%대)와 유사한 인하 폭으로 정할 분위기였지만, 당정의 상생 압박이 거세지면서 최대 인하 폭을 3%대까지 끌어올리는 게 유력해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의 상생 압박 공개 발언에 이어 최근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영업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을 인하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손보사의 이익 규모가 은행 다음으로 크면서 이에 맞는 인하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올 9월까지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원이었다. 이 중 손보사의 순이익은 7조2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2057억원 늘었다.

대형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안정적이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보험사 5곳의 올 10월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78.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8%)과 비교해 1.2%포인트(p) 개선된 수치다.통상적으로 업계에선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78~82%로 본다.

실손보험은 회사별로 백내장·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에서 발생한 보험금 규모와 손해율 등 데이터를 취합해 논의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상생 지원 규모를 늘리는 차원에서 과거에 판매한 실손보험료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1세대 실손보험(2009년 10월 표준약관 적용 상품이 나오기 전 판매)의 발생 손해액 추세선이 안정화하면서 인하 요인도 충분한 상황이다. 2세대 실손(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도 손해율이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1세대 손해율은 올해 121.5%로 작년(124.9%)과 비교해 3.4%포인트(p) 개선됐다. 2세대 역시 작년 111.5%에서 올해 110.7%로 0.8%p 낮아졌다. 백내장 과잉진료 관련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손해율이 안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기부담금이 없는 1세대의 경우 지난 2020년 기준 손해율이 140%대로 치솟았다. 과거 판매한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두 자릿수로 내릴 경우 일부 체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세대 가입 비중은 68.3%(2730만명)였다.

반면 3세대 보험료는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출시된 3세대의 손해율은 올 상반기 기준 156.6%로 크게 뛰었다. 작년 말 기준 131.4%인 보다 20%p 넘게 오른 것이다. 현재 판매하는 4세대(2021년 출시)도 올해 115.9%로 26.4%p 급등했다.

실손 손해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비급여 항목 과잉진료가 꼽힌다. 작년 한 해 도수치료·체외충격파·증식치료·영양제 등 비급여주사제(암환자 제외)를 비롯한 6개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은 1조616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7242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최근 보험사의 실손 적자 규모는 매년 2조원대에 달했다. 지난 2019년(2조5000억원), 2020년(2조5000억원), 2021년(2조8000억원), 2022년(1조5000억원) 등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상생안 조율을 위해 최근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논의했다"며 "자동차는 회사마다 여력을 검토해 최대 폭으로 내릴 것이고, 실손보험의 경우 1세대 위주로 최대한 내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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