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35만명 구강건강 책임졌죠"

안수진 기자(goodvibes52@mk.co.kr) 2023. 12.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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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4층 건물 치과.

이곳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장애인전문치과병원이다.

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은 2005년 서울시가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과 구강 건강 증진을 위해 세웠으며 2008년부터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수탁운영을 맡고 있다.

장애인 치료가 가능한 서울시 120개 치과 중 전신마취 시설을 갖춘 병원은 7곳에 불과하고, 이곳 전신마취 진료실도 벌써 9개월치 예약이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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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 서울 장애인치과병원장
의료접근성 열악한 중증장애인
전신마취실 등 갖춰 집중 치료
개원후 18년간 35만명 다녀가
내년엔 강서구에 두번째 병원
"환자 대부분 경제상황 어려워
장애인치과도 건보 확대 절실"
김성균 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 원장이 장애인 환자를 위해 특수 제작한 의료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4층 건물 치과.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접수 데스크는 휠체어가 들어갈 만큼 높고 깊다. 문턱이 없는 건물엔 층마다 전동보행기 충전기가 있다. 이곳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장애인전문치과병원이다. 올해로 개원 18주년을 맞은 장애인치과병원에서 그동안 35만명이 의료 혜택을 받았다. 이곳 병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균 원장을 최근 매일경제가 만났다.

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은 2005년 서울시가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과 구강 건강 증진을 위해 세웠으며 2008년부터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수탁운영을 맡고 있다. 장애인 치과 치료를 위한 전문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장애인증을 가진 서울시민은 모두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진료비 혜택도 제공한다. 김 원장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은 치과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구강 건강은 음식과 영양 섭취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엔 40만명 정도의 장애인 인구가 있다. 내원하는 환자는 지체·지적·뇌병변 장애인 등 다양하다. 이곳 의료진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장애인에 대한 이해다. 김 원장은 "의료진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치료 과정을 설명한다"며 "매년 학회에도 참석해 진료 및 치료법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겪는 현실은 쉽지 않다. 김 원장은 "대부분 의료진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환자를 케어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장애인용 유닛체어(치과 치료 의자)는 허리를 더 많이 숙여야 해 통증도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곳 유닛체어에는 벨트가 부착돼 환자의 몸을 묶고 치료할 수 있다. 돌발 행동으로 인한 부상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러한 '속박치료'보다 필요한 건 전신마취 시설이다. 김 원장은 "속박치료 과정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트라우마가 된다"며 "내원이 어렵고 장시간 치료가 필요한 장애인을 위해 전신마취를 하고 집중적으로 필요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치료가 가능한 서울시 120개 치과 중 전신마취 시설을 갖춘 병원은 7곳에 불과하고, 이곳 전신마취 진료실도 벌써 9개월치 예약이 꽉 찼다.

김 원장은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장애를 얻게 된 한 환자분은 마침 자녀가 다니는 특수학교를 통해 우리 병원의 존재를 알고 보철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장애인 전신마취 치료 건강보험 확대 기관에 장애인 구강진료센터가 포함됐지만 서울시의 유일한 공공장애인치과인 이곳은 제외됐다.

서울대 치대 보철과 교수로 몽골, 우즈베키스탄 해외 의료봉사단을 이끈 김 원장은 2015년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설립추진단장과 초대 병원장을 맡아 서울시민의 의료 접근성 개선에 기여했다. 김 원장은 "환자분들이 쉽게 찾아오도록 버스정류장을 새로 만들기 위해 경찰청·서울시에 건의해서 건널목·신호등·전봇대까지 세웠다"며 "교통약자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치과병원도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의료장비를 갖춘 이동진료 버스가 직접 찾아가 검진과 교육을 제공한다.

더 많은 장애인의 의료 혜택을 위해 내년에는 강서구에 두 번째 장애인치과병원이 문을 연다. 김 원장도 이곳 치과병원의 노하우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한다. 그는 양질의 진료를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김 원장은 "수속·접수가 어려운 장애인 환자를 위한 정맥인식 결제 장치와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음성인식 진료 차트 등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공공성을 강화하는 일이라면 뭐든 힘쓰겠다"고 밝혔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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