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최강자다웠던 신진서, 셰얼하오에 화끈한 설욕전···한국, 농심신라면배 첫 승

윤은용 기자 입력 2023. 12. 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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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벼랑 끝에서 나섰음에도 흔들림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세계 최강 신진서 9단(23)이 한국에 농심신라면배 첫 승을 안겼다.

신진서는 4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 최종국에서 7연승을 달리던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을 상대로 13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한 한국은 신진서의 승리로 최하위 탈락 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농심신라면배 역사상 한국이 최하위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다.

22~24회 대회에서 10연승을 질주하며 3년 연속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신진서는 농심신라면배 11연승을 질주했다. 농심신라면배 최다 연승 기록은 이창호 9단이 1~6회 대회에서 기록한 14연승이다.

신진서에게 이날 대국은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낸다는 것 말고도 설욕의 의미 또한 있었다. 신진서는 지난달 열린 제28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에서 셰얼하오를 만나 좌변에서 중앙으로 뻗어 나오는 대마를 잡히며 허무한 완패를 당했다. 이날 대국에서 상한 자존심을 무조건 회복해야 했다.

흑을 잡은 신진서는 대국 초반부터 셰얼하오를 몰아붙이며 판을 주도했다. 포석이 끝나자마자 좌변에서 상변으로 이어진 백 대마를 과감하게 끊어낸 신진서는 이후 맹공을 펼쳤다. 셰얼하오는 대마가 다 잡힐 위기에서 힘겹게 탈출하긴 했지만 신진서가 재차 상변과 우변의 대마를 다시 절단, 공세를 이어가며 셰얼하오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셰얼하오가 최후의 승부수로 바꿔치기를 시도해봤지만 패색이 짙어지자 결국 돌을 던졌다.

셰얼하오가 패했지만, 중국은 커제·딩하오·구쯔하오·자오천위 9단 등 정상급 기사가 4명이나 남아 있어 신진서 홀로 여전히 힘든 싸움을 펼쳐야 한다. 일단 신진서는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최종 3라운드 첫 판에서 일본의 마지막 주자인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한다. 여기서 승리하면 중국 기사들과 내리 4판을 둔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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