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어 공제회도 출자 첫 손에 bnw인베 ‘픽’... “에코프로비엠 덕에 독보적 성과”
설립 10년 차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가 올해 국내 기관투자자(LP)들의 사모대체 분야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서 잇따라 위탁사로 선정됐다. ‘바이아웃’ 거래를 앞세운 쟁쟁한 PEF 운용사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은 것이다.
bnw인베스트먼트는 설립 후 첫 단독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현재까지 약 3500억원 규모의 출자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약 4000억원으로 1차 클로징 후, 내년 상반기 약 4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최근 블라인드펀드 정기출자사업에서 bnw인베스트먼트를 대형 분야 실사 대상에 올렸다. 사실상 최종 위탁사에 선정된 것으로, 지난달 말 과학기술인공제회 출자사업 위탁사로 선정된 지 1개월 만에 다시 위탁사에 뽑혔다.
특히 대형 2곳 선정 계획을 밝힌 이번 군인공제회 출자사업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VIG파트너스가 이름을 올렸으나, bnw파트너스에 밀려 VIG파트너스가 고배를 마셨다. VIG파트너스는 국내 PEF 시장의 태동과 함께 시작한 국내 대표 하우스다.
군인공제회는 대형 분야에 약 400억원 내외 출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공제회는 앞서 bnw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3개 PEF 운용사에 각각 400억원의 출자를 약정했다. 두 곳 공제회에서 이미 펀드 조성 목표액의 약 20%를 채울 수 있게 된 셈이다.
bnw인베스트먼트가 올해 국내 주요 LP들의 출자사업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진행한 출자사업에서 각각 최종 운용사로 선정됐고, 지난달 초에는 고용노동부 산재보험기금의 대체투자상품 운용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4조원 이상 4호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나섰고, VIG파트너스가 국내에서만 5000억원 이상 모집을 목표하면서 올해 PEF 펀드레이징 경쟁이 심화했다”면서 “이런 가운데 bnw인베스트먼트가 등장과 함께 LP의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장의 변화가 bnw인베스트먼트에 대한 LP 지지를 이끌었다. bnw인베스트먼트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 김재욱 대표가 2013년 창업한 PEF 운용사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신성장산업 분야 소수 지분 투자에 집중했다. 포트폴리오 중 바이아웃은 비중은 10% 수준에 그친다.
바이아웃이 적은 부분은 고금리 시대 bnw인베스트먼트에 경쟁력이 됐다. 기업의 다수 지분을 취득해 기업가치를 올려 되파는 PEF 운용사의 핵심 전략이 인수합병(M&A) 시장 위축으로 통하지 않으면서다. 시장에선 팔리지 않는 매물이 100곳은 넘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PEF 운용사 한 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할 때는 자기 자본으로 한 번에 사는 예는 거의 없고, 보통 인수금융을 이용하는데 고금리로 인해 돈을 조달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 상황이 됐다”면서 “PEF 운용사 입장에서도 가격을 낮출 수가 없다 보니 회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nw인베스트먼트는 유망 기업에 초기 투자해 상장 등으로 회수하는 벤처캐피털(VC)과 유사한 전략을 폈다. BNW인베스트먼트가 2016년 투자한 에코프로비엠은 내부수익률(IRR) 91%를 기록했으며 2019년 상장 당시 투자원금의 5배 수익을 냈다.
지난해 상장에 성공한 성일하이텍도 IRR이 76%에 달하고, 투자원금의 7배를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최근 고수익을 실현한 사례는 지난 2월 상장한 제이오다. 지난 3월 말쯤 제이오 지분 230여만주를 팔아 약 666억원을 회수했다.
공제회 자산운용본부 한 관계자는 “출자사업 진행 시 정량평가를 시행하는데, bnw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이차전지 주가 고공행진 등으로 독보적인 수익률을 보여줬다”면서 “최근 이차전지 주가가 부진하지만, 성과만 놓고 판단할 때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bnw인베스트먼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45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유망 기업 소수 지분 투자를 넘어 바이아웃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엔 IBK기업은행과 공동운용(Co-GP)하는 펀드만을 운용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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