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으로 실력 ‘쑥쑥’ 자신감은 ‘덤’…내 꿈 위한 탁월한 선택
춘해보건대 응급구조과
사고 현장에서 환자 살리는 최일선
시뮬레이션 교육으로 현장 적응력 높여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
웹소설, 장르문학, 웹툰 스토리 등 특화교육
재학 중 데뷔해 작가생활 병행 사례도 다수
사건사고 현장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꼭 필요한 사람은? 바로 응급구조사다. 춘해보건대는 1급 응급구조사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05년 응급구조과를 개설했다. 2007년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대학부문 최우수상, 2009년 제15회 1급 응급구조사 국가시험 전국 수석 배출, 이후 연속 전원 합격과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며 명실상부한 응급구조사 사관학교로 급부상했다. 2019년부터는 학사학위전공심화과정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학문의 연속성을 제공함과 동시에 응급구조의 다양한 직업군을 선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학과로 떠올랐다.
■ ‘패러메딕(prarmedic) 자격증’에 도전합니다!
지난 11월30일 오전 춘해보건대 응급구조과를 찾았을 때, 전문심장소생시뮬레이션 수업이 한창이었다. 환자는 심부전으로 치료받은 49살 남자. 한달 전 측정한 좌심실 박출률 34%, 가슴 두근거림 증상 보이다가 심정지(arrest)가 왔다.
“쓰러져 반응이 없는 환자가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지요?” 김미숙 교수(학과장)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의식이 있는지 확인한 후, 제세동기를 요청합니다. 맥박과 호흡을 확인한 뒤 기본 소생술을 실시합니다.” 이날 수업에서 팀장을 맡은 3학년 김재혁(25) 학생이 답했다. (팀장을 매번 번갈아가면서 맡는다.) 그는 “지난 3년간 이론 및 실기 수업, 응급구조사 자격증 공부 등으로 충분히 숙지하고 있던 내용”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가 속한 코드블루 팀이 환자가 있는 현장에 도착했다. 2분 간격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한 뒤 강도를 높여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다. 환자는 심폐소생술 시도 후 8분 만에 자발적 호흡을 회복했다.
김재혁 학생은 늦깍이 ‘전문대 유턴 입학생’이다. 창원대 의류학과에 입학했지만, 제대 후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갖고 싶어서’ 응급구조과에 재입학했다. 패러메딕 자격증을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졸업 후 미국 유학을 갈 계획이다. 그는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응급구조과에 입학한 뒤에야 내 꿈과 진로를 명확하게 구체화해 인생 설계를 할 수 있었다”며 “졸업 후 소방공무원, 119콜센터 상황실 상황요원, 병원 응급구조사, 소방구조대, 응급처치요원 등 다양한 사회 진출의 길이 열려 있지만 패러메딕 자격증을 취득해 경험을 쌓은 뒤 귀국해 후배 양성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구체적인 진로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데에는 수업 중 수시로 진행되는 ‘선배와 함께하는 진로 멘토 수업’이 한 몫 했다. 이날 김재혁 학생은 수업 중 주한미군의무사령부 4지역대 캠프워커에서 근무하는 학과 선배 박종원 교수와 실시간 영상통화를 하면서 선배의 조언을 바탕으로 tl뮬레이션 중 벌어지는 응급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했다.
이어 임성민 교수의 병원 전 외상소생술 수업이 진행됐다. 허벅지 골절로 인한 대동맥 파열로 대량 외부출혈이 발생한 환자를 응급처치를 거쳐 병원으로 이송하기까지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시연하는 수업이다. 임 교수는 실습에 앞서 골절의 종류와 상태, 처치법을 설명하며,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는 응급처치를 하면서 기도 관리 및 목뼈 안정화, 호흡과 혈액 순환 정상화 등을 신경쓸 필요가 있는데, 특히 뼈 골절 상태에서는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당겨서 부목을 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의 조언에 따라 학생들이 환자 역할을 하는 학생의 목뼈를 고정하고, 왼쪽 다리의 통증을 완화하도록 부목을 댄 다음 침대로 옮겼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했다. 팀장뿐 아니라 팀원이 된 학생들도 능수능란하게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임 교수가 “모두 잘했다”고 학생들을 칭찬했다.
김재혁 학생과 한 팀이 되어 실습에 참여했던 류시현(24·3학년) 학생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소방관이 되고 싶었기에, 응급구조과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며 “지난 3년간 응급구조에 대한 총론과 실습, 응급구조와 관련된 학문까지 두루 경험했다. 아버지와 함께 응급구조 현장에 출동할 날을 떠올릴 때마다 절로 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응급구조과에서는 재난관리학, 소방학개론, 응급구조학개론 외에 구급현장 실습, 환자구조와 이송, 정형외과진료보조학, 일반외과진료보조학, 응급처치학, 생리학, 병리학, 해부학, 응급약리학 등을 배운다. 이외에 응급구조 캡스톤디자인, 임상현장실습, 통합시뮬레이션 등을 병행함으로써 학생들은 응급구조 최일선 실무를 익힌다.
김미숙 교수는 “미국심장협회 인증하고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지정한 심폐소생술(Training Site(T/S))과 병원 전 외상소생술 T/S를 운영하면서 기본소생술(BLS), 미국심장협회 전문심장소생술(ACLS), 대한심폐소생협회 한국전문소생술(KALS), 병원 전 외상소생술(PHTLS) 시뮬레이션 등의 실습을 통해 졸업 후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한 맞춤형 핵심인재를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개설된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은 본격적으로 웹소설, 만화스토리, 장르문학 등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대학 제도권 내 창작 커리큘럼과 차별화된다. 대중지향적이고 엔터테인먼트적 성격이 강하지만, 종이책이 아닌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이야기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작가 지망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 웹툰, 게임, 드라마, 영화 등 매체에 맞는 스토리 창작
“웹소설을 워낙 좋아해 관련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문예창작과나 국어국문학과와는 창작 문법이 다른 것 같더라고요.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이 있음을 알게 됐고 망설이 없이 선택했어요.”
지난 11월29일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웹소설창작전공 강의실에서 만난 1학년 서윤지 학생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웹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멋있다’는 생각을 한 게 전부였는데, 입학 뒤 웹소설의 문법과 문체 등 전문 작가로서 갖춰야 할 자질과 재능 등 새로운 고민과 시각을 갖게 됐다”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내 글에 대한 자신감, 작가로서의 성공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1학년 김혜민 학생은 애초 웹툰 전공을 염두했다. 그러다 2022년 웹소설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웹소설창작전공으로 입학하게 됐다. 그는 “그리는 것 못지 않게 스토리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대학에 입학하고서 알게 됐다. 웹툰, 게임, 드라마, 영화 등 매체에 맞게 스토리를 변형할 수 있는, 멋진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2019년 만화콘텐츠스쿨 내 세부 전공으로 출발한 웹소설창작전공은 요즈음 ‘핫’한 전공이다. 30명 정원에서 출발했지만, 5년 만인 2024학년도에 92명을 선발한다. 그만큼 웹소설 전문 사관학교로 청강문화산업대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조희정 교수는 “청강대 웹소설창작전공은 웹소설, 장르문학, 웹툰, 영상 등 웹콘텐츠의 문법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웹소설창작전공 1학년을 대상으로 문채영 교수가 진행하는 ‘플롯의 이해와 적용’ 수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였고, 기자가 직접 강의를 참관했다.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창작한 장르 소설에 대한 합평이 진행됐는데, 수업에 앞서 문교수는 학생들에게 △강점찾기: 개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서사 흐름이 이해되지 않으면 질문하기 △주인공의 매력도 함께 점검하기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하기 △아이디어를 요청하면 함께 고민하기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문체가 전반적으로 번역체 느낌이 납니다. 일부러 의도한 것입니까?”
“아, 그렇습니까? 의도한 건 아닙니다.”
“주인공의 직업이 약사→의사→약사로 표기되는데, 잘못된 것 아닌가요?”
“제 글 자체에 문제가 있나 봅니다. 하하하”
“‘너는 보나마나 또 굶었을 거야’보다는 ‘너 또 굶었지?’라고 하는 게 어떤지….”
학생들의 눈빛과 태도가 꽤나 진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수정 과정을 거쳤음에도 표현과 문체가 어색하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경민 학생은 “웹소설을 접하고 나서야 웹소설의 진면목과 전문성을 알게 됐고, 내 글의 장단점을 알게 됐다”며 “3막 15장으로 대변되는 구조는 물론 인물, 캐릭터, 스토리 등 전문적으로 웹소설의 작성기법을 배우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희정 교수는 “독자의 요구를 반영한 재미와 작가의 창의력을 판타지, 무협, 로맨스, 로맨스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웹소설이나 장르문학 문법에 맞춰 스토리로 구현하는 핵심 기술을 교육하면서 재학 중 등단한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며 “3학년 졸업반 학생 중 삼분의 일가량이 플랫폼에서 연재하거나 작품 계약을 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웹소설창작전공 3학년 애너그램(필명), 금모루(필명), 연성운(필명) 등은 재학 중 데뷔해 작가와 학교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애너그램은 탐등반물과 네크로맨서물을 결합한 웹소설 ‘네크로맨서는 탑이 너무 쉽다’를 카카오페이지에서 지난 7월부터 연재하고 있다. 금모루는 올해 9월 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 ‘미연시에서 쿨워터 향이 난다’를 ‘기다리면 무로’로 론칭했다. 연성운은 무협 웹소설 ‘혜안투철의 막내 공자’를 지난 6월부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이다.
학교 차원에서 졸업 후 직접 글을 써서 e북 출판, 플랫폼 연재를 통해 수익을 내는 프로 작가로 데뷔할 수 있도록 만화/게임/애니메이션 산업체와 적극적으로 산학연을 맺고 있는 덕분이다. 학생들이 진출 분야는 웹소설작가나 장르소설가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만화(웹툰)·애니메이션·영화·게임 시나리오 작가 및 방송드라마·구성작가, 웹소설·웹툰 프로듀서(편집자), 콘텐츠기획자, 대중문화평론가 등 활동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이날은 4학년 웹툰웹소설콘텐츠학과 전공심화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박세림 교수가 진행하는 ‘프리프로덕션’ 강의도 진행됐다. 웹소설·웹툰 프로듀서(편집자)가 되어 조별로 준비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웹소설 원작을 선정한 뒤 만화·웹툰·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하기 위해 프로덕션과 성우 등을 섭외하고, 배경음악까지 선정해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했다. 이어 박 교수가 학생들의 발표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제2 또는 제3의 방안을 제시하면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했는데, 꽤 신선해 보였다. 박 교수는 “웹소설창작전공이 만화콘텐츠스쿨 내 세부전공이기 때문에 가능한 특화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민 학생이 말했다. “대학 입학 전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시나리오 수업을 들었지만,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큼 웹소설에 대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직접 쓴 소설에 대한 교수님의 피드백을 수시로 받는 점만으로도 우리 학과의 차별성은 분명합니다. 대중적인 소설을 쓰고 싶은 분들,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소설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분이라면 반드시 우리 학교에 와야 합니다.”(웃음)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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