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자 부담 늘고, 부동산 PF 연체율 오르고…금융권 건전성 관리 부담↑

최희진 기자 2023. 12. 4. 13: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 대출의 절반 이상이 연 5% 금리를 웃돌면서 기업의 연체율이 오르고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1년 전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5.35%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됐던 지난해 12월(5.76%)보다는 다소 진정됐지만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5%를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중소기업이 받은 신규 대출 중에서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62.1%에 이르렀다. 2년 전인 2021년 10월 이 비중은 3.0%에 불과했으나 금리 상승과 함께 비중이 대폭 늘었다.

이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경기둔화,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운전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에 의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98조원으로, 전달 말보다 3조8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10월과 비교하면 4년 사이에 283조원이 급증했다. 올해 11월 통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대출 잔액은 1000조원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대출 잔액까지 늘면서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로 1년 전(0.27%)보다 0.22%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지난 8월 0.55%까지 올랐다가 은행이 9월 분기 말을 맞아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해 소폭 떨어졌다.

빚을 갚지 못하고 끝내 파산을 신청하는 법인도 늘고 있다. 지난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에선 부동산 PF 연체율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미분양 증가 등이 원인이다.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 등에 따르면 이들 5개사의 지난 9월 말 부동산 PF 연체율은 6.92%로 지난해 동기(2.4%)보다 4.52%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5개사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173억원에서 576억원으로 증가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3.64%에서 올해 3분기 9.07%로 상승했고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85%에서 6.7%로 뛰었다. 웰컴저축은행은 0.03%에서 4.42%, 페퍼저축은행은 0%에서 4.93%로 올랐고 SBI저축은행은 6.01%에서 6.21%로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는 1000억원대 규모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를 조성해 개별 저축은행이 연체 채권을 매각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3분기 말 대손충당금 2조6908억원을 적립하고 건전성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연체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금융권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연체·부실 채권을 정리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물경제가 좋지 않고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있어 연체율이 당분간 오를 수밖에 없다”며 “현장점검 등을 통해 저축은행이 연체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