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3년 12월 04일 (월요일)

■ 대담 : 임세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동물학대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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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 안녕하세요, 사건 파일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에서 여러분을 구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열어볼 사건 파일은 '동물학대' 관련 사건입니다. '사건파일' 오늘의 주제는 '동물판 N번방 사건'입니다. 분노 조절은 현대 사회 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심리적 정신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노와 스트레스를 다른 생명에 대한 공격, 가해, 살해, 사냥 행위로 푼다고 할 때, 바람직하지도 그리고 정당화 될 수도 없겠지요. 이 문제의 위험성과 처벌에 대해서 법무법인 법승의 임세라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임세라 변호사(이하 임세라) >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 동물판 N번방 사건이라고 하니 엄청 충격적인 사건일 것 같은데요. 언제 일어난 사건인가요?

◆ 임세라 > 이른바 동물판 N번방 사건 다들 기억하시나요?　지난 10월 18일 야생동물을 학대하고 살해한 후 이를 촬영해 오픈채팅방에 올려온 20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떤 사건이었길래 실형이 선고되었는지, 그리고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 현황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이승우 > 그럼 사건 내용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 임세라 > A씨는 2020년 01월경, 충북 영동에서 길고양이에게 화살을 쏘고, 쓰러진 채 고통에 몸부림치는 고양이를 촬영한 뒤 살해했습니다. 같은 해 충남 태안 자택 인근 마당에서는 길고양이를 틀로 포획하고 감금해 학대했습니다. 그리고 토끼의 신체 부위를 잔혹하게 훼손해 살해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죽인 동물의 두개골을 트로피처럼 전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끔찍하고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닙니다. 이런 자신의 범행 장면을 촬영해 2020. 9. 중순부터 그해 12월 말까지 '고어전문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수시로 올렸습니다. 이 고어전문방은 동물판 N번방이라 불리우는데요. 야생동물을 학대, 살해하는 영상을 공유해온 오픈 채팅방입니다. A씨는 해당 단톡방에 "활은 쏘면 꽂히는 소리도 나고, 쫓아가는 재미도 있다.", "처벌 안받을 것을 생각하니 짜릿하다." 등의 메시지를 적기도 했습니다.

◇ 이승우 > 오픈채팅방을 통해 동물학대가 지속적으로 공유됐던 것인데, 재판부의 판결은 어떻게 나왔나요?

◆ 임세라 >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므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며 징역 4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보아 항소했습니다. 이에 지난 11월 18일 2심 판결이 선고되었는데요. 2심을 담당한 대전지법 제1형사부 나경선 부장판사는 "범행의 경위, 동기, 방법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박탈한 것에 대하여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피고인의 생명경시적 성향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여 A씨는 법정구속 되었습니다. 현재 해당 피고인은 실형을 선고한 이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승우 > 1심보다 2심에서 더욱 높은 처벌이 나온 사건이네요.

관련된 동물보호법 간단히 짚어주시죠.

◆ 임세라 >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사람의 생명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나 재산상의 피해 방지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상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동물에게 도박, 오락, 유흥의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사람의 생명 신체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 등을 하는 자 또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동물의 인도적인 처리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인도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 학대 동영상이나 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는 행위도 이 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 이승우 >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동물학대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동물학대로 실형이 선고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죠?

◆ 임세라 > 실제 사건에서 동물을 무자비하게 학대한 사람이 실형을 선고받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일례로 경남 창원 한 음식점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부'를 담벼락에 16회 이상 내려쳐 잔혹하게 살해한 20대가 1심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자신이 기르던 반려견이 자신이 수술한 머리를 할퀴려고 하는 것에 화가 난다고 반려견을 아파트 7층 베란다 밖으로 집어 던져 살해했던 자 또한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그쳤습니다(2023고단1456). 형이 가볍다는 문제점 뿐만 아니라, 대법원이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일정한 양형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아 판사에 따라 결과가 들쑥날쑥한 경우도 왕왕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존재합니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동물학대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세우기로 결정했지만 실제 기준이 마련되고 적용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동물은 동물일 뿐"이라는 인식으로 실형까지 내려지는 사례가 매우 드물었기 때문에, 앞서 소개드린 실형 선고 판례는 동물 매우 의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승우 > 동물학대를 더욱 엄중히 지켜봐야 하는 점이 동물에 대한 학대가 사람에게 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 임세라 > 동물보호의 움직임은 단순히 동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곧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동물학대는 정신질환 진단 편람의 품행장애 기준에 포함된 증후 중 하나입니다. 동물학대가 심한 사람은 학대를 사람에게까지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과 같은 행위를 사람에게 저지르고, 그런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며 즐긴다고 상상하면 너무나도 끔찍한데요. 실제로도 사람의 신체를 자해하고 인증하는 사진이나 사람을 고문하거나 참수하는 동영상이 공유됐던 고어전문방이 2021. 1.경 경찰 수사로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참여자는 80여 명이고, 대부분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밝혀져서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 이승우 > 오늘 '동물판 N번방 사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마지막으로, 동물학대 신고에 대해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임세라 > 이런 학대행위를 목격하시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분들도 계실텐데요. 동물 학대를 목격하시면 관련 사진, 영상 등 증거를 확보하고 112나 각 시, 군, 구의 동물보호감시원에게 사건을 신고하고 이를 제출하면 됩니다. 이런 학대행위를 한 자에게 가벼운 처벌을 하는 것은 사실상 학대를 용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고, 단순히 동물을 위한다는 생각에서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생명경시풍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임세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임세라 > 감사합니다.

◇ 이승우 > 생활 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 였습니다.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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