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못버티겠어요”…고금리에 경매로 나오는 수도권 주택 급증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2. 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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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매시장에 나온 수도권 주택 수가 작년 동기 대비 많게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들로 인해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주택 경매시장에 물건이 늘고 경매 수요가 다소 줄어든 것에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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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진행 281건
작년 동월 대비 119건 늘어
재건축 경매시장은
사업단계·입지 따라 양극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입찰 법정 앞 복도[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경매시장에 나온 수도권 주택 수가 작년 동기 대비 많게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들로 인해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1건으로 작년 동기(162건)보다 119건 늘었다. 인천은 작년 동기(131건)보다 76건 늘어난 207건, 경기는 349건 증가한 679건의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다.

이같은 경매 물건 증가세는 오피스텔과 빌라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주거용) 경매 진행건수는 202건으로 작년 동기(64건)보다 138건 늘면서 세 배 수준에 달했다. 인천(218건)과 경기(166건)도 각각 125건, 89건 증가했다.

빌라 경매의 경우 서울이 1405건으로 작년 동기(700건)보다 705건 많았으며, 인천(492건)과 경기(928건)는 각각 224건, 450건 증가했다.

경매물건이 늘면서 낙찰률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281건 가운데 80건만 낙찰돼 낙찰률은 28.5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44.00%)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수치다.

낙찰률이 하락하면서 그만큼 쌓이는 물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주택 경매시장에 물건이 늘고 경매 수요가 다소 줄어든 것에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반적으로 경매에 유입되는 물건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고금리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채무 관계로 이렇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 침체에 서울 재건축 물건도 양극화 심화
그동안 경매시장에서 입찰자가 몰렸던 서울 재건축 경매시장도 사업단계와 입지에 따라서 낙찰가율이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송파구 신천동 장미 1차 전용 182㎡는 지난달 6일 낙찰됐다. 이 물건은 감정가 31억3313만원으로 1회 유찰 뒤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102% 를 기록했다. 응찰자는 12명으로 치열했다.

같은 면적의 매매호가(집주인이 집을 팔기위해 부르는 가격)는 40억원이지만, 거래가 뜸하다. 장미1차는 2·3차와 함께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신통기획을 추진하고 있어 재건축이 가시화된 단지다.

반면 아직 조합설립인가 전으로 재건축 초기단계인 강북권 물건은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도봉구 창동주공 4단지 전용 49㎡형은 낙찰가율 61%인 4억2334만2000원에 매각됐다. 3회나 유찰된 뒤 최저입찰가 3억5532만8000원으로 절반 가깝게 떨어지자 낙찰됐다. 응찰자는 10명이었다.

같은 면적에서 팔린 마지막 매매가격은 4억9500만원(2023년 9월 12일)으로 낙찰가격에 비해 약 7000만원이 비싸다. 창동주공 4단지는 최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에 들어갔다.

노원구 상계주공 3단지 전용 84㎡형은 2회 유찰 뒤 지난달 8일 매각됐다. 응찰자가 16명이나 될 정도로 치열했지만 8억1777만7777원에 팔려 낙찰가율은 77.88%에 그쳤다.

같은 면적의 매매호가는 10억원 안팎이지만 마지막 거래가 지난해 12월이어서 실제 거래가 이뤄진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상계주공 3단지는 지난 5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이 확정된 곳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정비 사업이 상당단계가 진행된 강남 재건축 단지는 투자자가, 강북 재건축 단지는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면서도 “주변 인프라가 좋은 것은 아니어서 실수요자가 들어와 낙찰가율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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