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투자손실 배상 어떻게"…은행들은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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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배상안 검토에 들어가면서 금융사가 상품을 우선 팔고 추후 배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고 은행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에 대비해 배상기준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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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불완전판매 배상안 검토, 앞서 손해액 40~80% 배상기준 선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배상안 검토에 들어가면서 금융사가 상품을 우선 팔고 추후 배상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은행들은 투자자 판단으로 판매된 상품의 손실분까지 책임지면 시장논리에 어긋나고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고 은행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에 대비해 배상기준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해액의 40~80%를 배상하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 부당권유 등에 따른 기본 배상비율을 정한 후 투자자의 자기 책임 사유를 개별 조정해 최종 배상비율을 제시했다. 이번 홍콩H지수 ELS에도 적용될 경우 금융상품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령층은 배상비율이 올라가고, 투자 경험이 많고 거래 규모가 큰 고객은 배상비율이 내려갈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율이 정해진 예적금이 아닌 투자를 선택하는 고객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겠다는 것"이라며 "수익이 나면 당연히 투자자 몫으로 가는데, 손실이 났을 때는 판매사가 책임져야 한다면 이는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이후 판매의무를 강화했는데 이번에도 배상이 나간다면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손실을 보게 된다"며 "매 건마다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정무적 판단이 아닌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2조원 규모 상생금융 주문에 투자손실 배상까지 앞으로 기준금리 동결과 인하 등 대내외 시장 환경에 맞물려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단호한 입장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노후 보장 목적으로 만기 해지된 정기예금을 재투자하고 싶어 하는 70대 고령 투자자에게 수십 퍼센트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을 권유하는 것이 설명 여부를 떠나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지에 대해 적합성 원칙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판매 잔액은 20조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 중 15조8860억원 규모가 은행에서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판매 잔액은 국민은행 7조8458억원, 신한은행 2조3701억원, 하나은행 2조1782억원, 농협은행 2조1310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고점 대비 반토막 이하로 폭락한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몰려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판매 잔액은 8조41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민은행 4조7726억원, 농협은행1조4833억원, 신한은행1조3766억원, 하나은행7526억원, 우리은행 249억원 순이다.
업계는 H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상반기에만 3조원이 넘는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하반기에도 4조원 규모의 만기가 도래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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