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지각변동'…손보사 미래 이익, 생보사 보다 15조원 더 많아

박재찬 기자 2023. 12. 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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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CSM 주요 손보사 55조원…주요 생보사 40조원 그쳐
삼성화재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올해 3분기까지 삼성·현대·DB·KB·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해보험사가 미래에 거둘 수익이 삼성·한화·교보·신한·농협생명 등 상위 5개 생명보험사 보다 약 15조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으로 올해부터는 보험계약마진(CSM)을 통해 보험사들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생명·손해보험 업계 상위 5개사 총 CSM은 94조3683억원을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손보사가 54조5500억원으로 39조8200억원 규모의 생보사를 크게 앞섰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화재가 13조20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DB손해보험이 12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생명 11조7000억원, 메리츠화재 10조6800억원을 기록하며 1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화재와 DB손보가 CSM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10조원을 넘어선 4개 보험사 중 생보사는 삼성생명 뿐이다. 또 10개 생손보사 중 자산 규모가 가장 작은 메리츠화재가 한화생명, 교보생명, 현대해상 등을 제치고 먼저 CSM 10조원을 넘어선 것도 주목된다.

10조원에 미치지 못한 보험사 중에는 한화생명이 9조8000억원, KB손보 9조2000억원, 현대해상 8조8700억원, 신한라이프 7조2000억원, 교보생명 6조4700억원, NH농협생명 4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생손보업계 각각 자산규모 2위사인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이 누적 CSM 10조원에 미치지 못한 점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출범 3년차를 맞이한 신한라이프가 생보업계 '빅3' 교보생명 보다 높은 CSM을 기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주요 생명·손해보험사 3분기 CSM 추이/사진제공=각 사

통상적으로 보험사 순위는 총자산 규모로 매겨졌다. 보험사의 순이익에 투자이익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IFRS17 도입으로 자산 대신 부채와 CSM의 중요도가 커졌다. 자산규모가 생보사 보다 작은 손보업계가 IFRS17 도입 9개월만에 미래에 거둘 이익면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이다.

CSM은 올해 도입된 IFRS17 체제에서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IFRS17은 보험 부채 평가 기준을 기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인데, 보험 부채 평가 기준이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은 현재엔 부채로 인식되고, CSM 상각 시기가 돼야 비로소 이익으로 전환된다.

올해 보험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도 지난해까지 없었던 수천억 규모의 CSM 상각액이 보험사 이익에 추가된 영향이다. 이에 올해 손보사들은 순이익에서 생보사들을 크게 앞섰다. 올해 3분기 누적 상위 5개 손보사의 순이익은 5조8400억원으로 3조4600억원을 기록한 상위 5개 생보사를 2조3800억원 앞섰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1조6400억원, 삼성생명이 1조4500억원로 삼성보험사들이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DB손보 1조3962억원, 메리츠화재 1조3343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어섰다. 한화생명이 8448억원, 현대해상이 7864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KB손보 6830억원, 교보생명이 602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생손보사들의 실적은 보장성보험 판매에서 갈렸다. 그동안 실손보험, 암보험,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해온 손보사들의 CSM과 순이익이 종신보험과 함께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을 판매해 온 생보사와 비교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내년부터는 신계약 CSM을 확보해야 하는 보험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영업경쟁에 뛰어들면서 보험산업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건전성이 낮은 보험사의 유동성, 수익성, 건전성이 더 악화될 수 있어, 이익 유보를 극대화하고 자산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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