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지붕 두가족' 임종룡호, 해묵은 갈등 해소하나

이남의 기자 2023. 12. 4.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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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임종룡호가 출범 9개월째를 맞았다.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이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사태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지난달 우리금융은 내부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임 회장의 취임 후 임원들의 내부정보 유출 조사,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손실 사태와 함께 편법, 불법행위 적발 등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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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임종룡호가 출범 9개월째를 맞았다.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이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사태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지난달 우리금융은 내부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금융이 내부정보 유출 문제로 지주와 은행 임원들의 휴대폰 등을 조사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후 손태승 전 회장의 고문 위촉 관련 내부정보가 유출됐고 시민단체가 이를 금융당국에 고발하자 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선 '한일' 출신 손 전 회장이 고문직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사실을 '상업' 출신 임원들이 제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리금융은 손 전 회장과 2년간의 고문계약을 맺었고 약 4억원의 연봉을 지급키로 했다. 시민단체인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지난달 16일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위반이라며 우리금융을 금융감독원에 고발했고 손 회장은 지난 1일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지난달에는 우리은행의 1000억원 규모 주식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드러났다. 우리금융이 파생손실을 인지하고도 공개를 지연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해 파생상품의 평가손실 962억원을 발견했으나 올 2분기에 손실을 처리한 바 있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임 회장의 취임 후 임원들의 내부정보 유출 조사,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손실 사태와 함께 편법, 불법행위 적발 등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지붕 두가족'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보이지 않는 파벌문화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통합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인사시즌 마다 해묵은 신경전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1999년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통합 출범했다. 한빛은행은 2001년 우리금융 산하로 편입돼 이듬해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두 은행 출신의 파벌다툼은 한빛은행 공채 출신들이 차·부장급에 오르면서 기세가 약해졌으나 임원급 인사에서 여전히 줄서기·줄대기 파벌문화가 만연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와 관련한 의혹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통합 이후 세대들이 주축인 만큼 파벌싸움이 과거처럼 표면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과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꼽았다. 관치금융 지적 속에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취임 1년차 임 회장이 상업과 한일은행 출신의 갈등 속에 내부 잡음을 잠재우고 기업금융 명가 재건, 증권사 인수 등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지 관심이 쏠린다. 민·관을 두루 경험한 임 회장의 어깨가 그 어느때 보다 무겁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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