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세번째로 발사한 ‘예상밖’ 과학강국…“韓, 함께 갑시다”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3. 12.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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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부임 후 3개월 만에 첫 국내 인터뷰
한국 ‘1지망’ 지원해 지난 9월 발령
“韓, 국제사회서 중요한 역할 있다”
우주·양자컴퓨터·AI 등 전방위협력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이승환 기자]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분명히 특정한 역할이 있을 것이 당연하다. 한국이 국제적인 중추국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G7(주요 7개국)과 대한민국 사이 관계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G7은 회원국들이 매년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데, 2024년은 이탈리아가 의장국인 해다. 가토 대사는 “한국은 G7과 실무 라인에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토 대사는 ‘1지망’으로 한국을 지원해 지난 9월 부임했다. 가토 대사는 “외무부 생활을 시작하고 태국이 첫 해외 발령지여서 아시아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아시아는 변화무쌍하고 미래지향적인 지역인데, 특히 한국은 경제적 기적을 이룬 국가이고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탈리아 대표부 참사관, 주유엔 이탈리아 대표부 일등 참사관 등을 지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내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전방위 협력을 강화할 꼐획이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지난달 국빈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한 후, 양국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를 ‘상호 문화 교류의 해’로 선포했다. 또 △우주항공 △기초과학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토 대사는 “두 국가는 이미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에 있으나 더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종횡적 성장을 이룰 때”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우주항공 분야 선도 국가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이탈리아는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운영하고 있는 16개국에 포함돼 있으며 ISS 프로젝트의 미션 35개 중 6개를 이탈리아가 담당하기도 했다. 가토 대사는 “한국은 최근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우주항공 분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과 협력하면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9년 3월 22일 프랑스령 기아나의 유럽 우주공항에서 이탈리아 PRISMA 지구 관측 위성을 탑재한 베가 VV14가 발사되고 있다. 유럽의 주요 발사체로 평가받는 베가는 이탈리아 유럽우주국(ESA)가 개발했다. [사진 출처=ESA]
특히 이탈리아는 발사체 기술이 유명하다. 유럽의 주요 발사체로 평가받는 ‘베가’가 이탈리아산이다. 가토 대사는 “베가는 큐브 위성을 한 번에 53개 탑재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며 “소형 위성 시대가 온 만큼 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기초과학 부문에서도 교류를 늘린다. 양자컴퓨팅 등 미래 산업 대부분이 물리학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대학을 중심으로 물리학 교류를 확대한다. 가토 대사는 “한국의 경우 기술력 자체는 매우 뛰어나지만 연구 전통은 그에 비해 짧다”며 “이탈리아는 연구 역사가 길고, 노벨상 수상자가 20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과학 협력을 강화하는 등 최근 한국의 과학인재 육성 노력을 보면 조만간 노벨상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부문 역시 핵심 협력 주제다.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AI 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연합 일원인 이탈리아와 IT(정보·통신) 기술 강국 한국이 힘을 합친다는 취지다. 가토 대사는 “최근 런던에서 최초로 개최된 AI 정상회담에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직접 참석할 만큼 이탈리아는 정부 차원에서 AI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AI 관련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기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 교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가토 대사는 “K팝, K드라마 등 K컬처가 세계에 많이 알려져서 다행이지만, 한국에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문화적 강점들이 있다”며 “한국이 가진,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들이 부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대사관은 오는 2024년에 이탈리아와 한국의 문화유산이나 예술을 양국 국민에게 각각 소개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가토 대사는 ‘한식 외교관’ 역할도 자임했다. 그는 ”김치와 불고기가 세계에 많이 알려졌지만, 한국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식문화를 갖고 있다“며 ”재료 자체의 질, 건강을 중시하는 철학이 있는 한식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했다. 가토 대사는 ”대사로 있는 동안 이탈리아의 모든 면모를 한국에 알리고, 또 이탈리아에 한국의 모든 면모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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