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 속 처참한 시신…"조선족이래" 혐오 키운 엽기살해범 박춘풍[뉴스속오늘]

차유채 기자 2023. 12.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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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4년 12월 4일 오후 1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산을 등산하던 40대 남성이 등산 도중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시민 제보로 검거한 범인은 50대 조선족 박춘풍이었다.

경찰은 12월 11일 토막 살인 피해자의 시신 살점 및 장기를 수원천 매세교와 세천교 사이에서 추가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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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박춘풍씨가 2014년 12월13일 오후 경기 수원서부경찰에서 수원지방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4년 12월 4일 오후 1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산을 등산하던 40대 남성이 등산 도중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봉지 안에는 심각하게 훼손된 토막 시신이 있었다.

발견된 시신은 처참했다. 몸통만 있었으며, 대부분 장기가 사라진 상태였다. 팔달산은 번화가인 수원역에서 고작 2㎞가량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등산객이 많이 다니는 주택가 인근 산이었기에 많은 이에게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불과 2년 전 1.4㎞ 떨어진 곳에서 인육 논란이 불거졌던 이른바 '오원춘 사건'이 발생했기에 일각에서는 장기매매설, 인신매매설 등도 확산했다.

시민 제보로 검거한 범인은 50대 조선족 박춘풍이었다. 피해자 역시 중국 국적의 조선적으로 밝혀졌고, 이에 사회 전반적으로 제노포비아(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을 혐오하고 증오하는 현상)가 기승을 부렸다.

피해자는 박춘풍 동거녀…"말다툼하다 밀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은 12월 11일 토막 살인 피해자의 시신 살점 및 장기를 수원천 매세교와 세천교 사이에서 추가로 발견했다. 그리고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인근 모텔에서 박춘풍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박춘풍은 11월 26일 약 7개월간 함께 살았던 동거녀 김씨를 살해했다. 그는 "말다툼을 벌이다 밀쳤는데, 벽에 부딪히며 쓰러져 숨졌다"면서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었다. 경찰이 13일 찾아낸 김씨의 머리 부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한 결과, 김씨는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춘풍은 여자관계와 생활비 지원 등 문제로 김씨와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시신 훼손 이유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이 없다"고 밝혔다.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피의자 박춘풍이 수원 팔달구 매세교 부근에서 범행과정에 대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2014.12.17/사진=뉴스1


그는 집에서 시신 일부를 훼손해 처리한 뒤 약 300m 떨어진 반지하 원룸을 선금 20만원을 내고 가계약했다. 이후 반지하 원룸으로 김씨 시신을 옮겨 다시 훼손해 유기하고는 종적을 감췄다.

다행히 시민 제보와 CCTV 영상 덕분에 그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은 팔달산, 수원천변, 오목천동 야산 등에서 김씨의 머리, 살점, 장기, 왼쪽 팔, 오른쪽 다리 등을 수습했다. 하지만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 등은 여전히 찾지 못한 상태다.

무기징역 확정 "사형선고 정당화될 수 있는 객관적 사정 있다고 단정할 수 없어"
박춘풍 /사진=뉴스1

2016년 4월 15일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춘풍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범행 방법이 참혹하고 그 결과가 매우 무겁지만 기질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무기징역이 가볍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해석상 무기징역 선고 사건에 대해 형이 너무 가볍다고 상고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사형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박춘풍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범인 조선족이라고?" 제노포비아 기승
박춘풍 /사진=뉴스1

박춘풍이 중국 국적의 조선족인 데다가 그가 과거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적발돼 중국으로 추방됐던 전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노포비아가 기승을 부렸다.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보통 조선족이나 중국인이 인신매매를 빈번하게 벌이고 있다"는 괴소문이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중국 동포나 외국인의 일부 행위 때문에 이것을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동포들이 국내 사회에 초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문화적 동화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 배치해서 소위 사회적 이방인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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