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종소리에 담긴 낭만과 추억

관리자 입력 2023. 12. 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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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하면 생각나는 여러 이미지가 있을 텐데 그중 하나는 종소리다.

미스터 투가 후속곡을 성공시키지 못해 이들이 누구인지는 잊혔지만, 노래만큼은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떠오르게 해 많은 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막 주류 가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 주영훈·윤일상 등 여러 작곡가에게 노래를 받아 음반을 발표할 수 있었는데 그중 오동석이 만든 '하얀 겨울'이 빅히트를 하며 그해 겨울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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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투 ‘하얀 겨울’
미스터 투의 1집 음반. 크리스마스가 되면 떠오르는 노래 ‘하얀 겨울’이 수록됐다.

크리스마스 하면 생각나는 여러 이미지가 있을 텐데 그중 하나는 종소리다. 청아한 종소리는 매서운 추위에도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가요 가운데 종소리가 인상적인 겨울 히트곡이 있다. 바로 남성 듀오 ‘미스터 투’의 ‘하얀 겨울’이다. 이 곡이 발표된 지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미스터 투가 후속곡을 성공시키지 못해 이들이 누구인지는 잊혔지만, 노래만큼은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떠오르게 해 많은 이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미스터 투는 1993년 가수 지망생이던 이민규와 박종석이 함께 데뷔를 준비하며 만든 팀이었다. 막 주류 가요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 주영훈·윤일상 등 여러 작곡가에게 노래를 받아 음반을 발표할 수 있었는데 그중 오동석이 만든 ‘하얀 겨울’이 빅히트를 하며 그해 겨울을 휩쓸었다.

“언제부터인지 그댈 멀게 느낀 건/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는 걸 본 후/ 하얀 눈이 내린 겨울밤에/ 그의 품에 안긴 모습이/ 나의 가슴속에 너무 깊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사에는 한때 연인이었지만 이별하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밤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긴 여성에게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애달픈 사랑과 낭만이 담겨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 곡은 당시 불법 레코드 유통망 덕을 꽤 본 노래이기도 하다. 1990년대까지는 소위 ‘길보드(길+빌보드)’라고 불리는 불법 복제 음반을 거리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레코드 복제상은 인기곡을 모은 불법 복제 테이프를 리어카(손수레)에 싣고 지하철역·버스 정류장·터미널 등지에서 팔았다. 그런데 그들이 그냥 팔았겠는가. 동네방네 들리도록 스피커 볼륨을 크게 키워 노래를 틀어댔다. 1993년 겨울, 길보드 최고 인기곡은 ‘하얀 겨울’과 김건모의 ‘핑계’였다.

그땐 스마트폰이 없었고 대부분 무선호출기를 들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지하철역 출구에 서서 연인·친구를 만나는 일이 많았다. 수많은 사람이 누군가를 기다리며 ‘하얀 겨울’을 들었을 것이다. 199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은 분명 ‘하얀 겨울’과 함께한 추억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얀 눈의 낭만도 있지만 날이 추워질수록 어려운 사람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의무가 아닌가 한다. 우리는 늘 약자 편에 서야 하지만, 때에 따라 강자 편에 줄을 서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가 저서 ‘사피엔스’에서 말하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인 ‘인지혁명’이란 약자를 위한 생각에서 나온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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