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사나운 바다 위 일엽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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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새벽을 여는 어부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어둠이 가시지 않은 강원 동해시 묵호항을 찾았다.
그곳에는 벌써부터 출항을 위해 많은 어부들이 나와 있었다.
그사이 서너 척의 배는 출항을 위해 배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러나 풍랑 위로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몸을 맡기며 의연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어부를 보니 감동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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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새벽을 여는 어부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어둠이 가시지 않은 강원 동해시 묵호항을 찾았다. 그곳에는 벌써부터 출항을 위해 많은 어부들이 나와 있었다. 하지만 오전 중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것 같아 대부분 출항을 미루고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사이 서너 척의 배는 출항을 위해 배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그중 한 선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배를 탔다. 새벽 일찍 그물을 걷고 돌아올 것이라는 선장의 말에 안심이 되었지만 항구를 떠난 배를 맞이한 것은 거친 파도와 매서운 바람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우리 배 뒤로 여러 척의 배들이 줄지어 따라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배들이 높은 파도에 사라졌다 나타나니 마치 물 위를 헤엄치는 날치처럼 보였고 보는 이의 마음을 졸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풍랑 위로 일엽편주(一葉片舟)에 몸을 맡기며 의연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어부를 보니 감동이 밀려왔다. 육지는 점점 멀어지고 바다는 더욱 거칠어지기만 하는데 그를 위로하는 것은 저 멀리 육지의 아려한 등대 불빛과 언덕배기 마을의 환한 야경뿐이었다.

동해안의 명물 명태가 사라진 지는 오래되었다. 요즘에는 명맥을 이어오던 오징어마저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어 부두 인근 횟집에서도 구경하기 힘들다. 동해안 어부들은 “겨울에 접어든 요즘이 다양한 수산물들이 올라와 만선을 기대할 수 있는 성어기”라고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어족자원이 점점 줄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어부들은 오늘도 거친 바다로 나선다. 언젠가 올 만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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