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태원 SK 회장, 최고경영진 4인에 “퇴진해달라”
현 최고경영진, 그룹 7년간 이끌어

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도쿄포럼 2023’ 참석차 일본에 있던 지난달 30일 조 의장과 부회장단이 모두 참석한 만찬 자리를 가졌다. 최 회장은 이날 만찬과 이튿날 개별 면담을 통해 조 의장과 부회장들에게 그룹 세대교체 의지를 전달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현 최고경영진은 2016년 김창근 당시 수펙스 의장을 필두로 선배 경영인들이 대거 교체될 당시 주요 계열사 대표직에 올라 7년간 그룹을 이끌어 왔다. 이들이 모두 물러날 경우 지난해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미주대외협력총괄로 부임한 유정준 부회장(61)과 서진우 중국담당 부회장(62)도 동반 퇴진이 유력하다. 최 회장은 그룹 쇄신 방향을 준비하면서 이 같은 인사 방침을 최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일 밤 귀국한 최 회장은 생일(3일)이 낀 주말을 한국에서 보낸 뒤 4일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최종현학술원이 2019년 발족한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석학, 재계 인사들이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4∼6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다.
최태원, 잇단 투자실패 질책… SK, 50대 사장단 체제로 세대교체
崔회장, 60대 부회장단 퇴진 요청
美 금리인상-경기침체 등 복합 위기… 그룹 체질 개선으로 민첩 대응 의도
수펙스 의장 후임에 최창원 거론… 하이닉스는 곽노정 단독대표 점쳐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경영진 인사는 7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63) 후임으로는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59)이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최근까지 고사한 것으로 알려져 선임 여부는 미지수다.
SK㈜와 SK이노베이션 후임 대표이사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59)과 박상규 SK엔무브 사장(59) 등이 거론된다. 장 사장은 SK㈜에서 사업지원담당, PM2부문장 등을 거치며 그룹의 반도체 소재사업 진출 전략을 주도했다. 2015년 SK머티리얼즈 인수를 성공시켰다.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해 SK㈜ 투자회사관리실 기획팀장, SK네트웍스 총괄사장 등을 거쳤다. 두 사장은 지난해 SK 수펙스 인사에서 김준 부회장(62)의 환경사업위원장직과 서진우 부회장(62)의 인재육성위원장직을 각각 물려받았다.
SK하이닉스는 박정호 부회장(60)이 빠질 경우 곽노정 사장(58) 단독대표 체제로의 전환이 점쳐진다. 의장과 부회장단 퇴진이 이뤄진 뒤 추가적인 부회장 승진자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짙다.
SK그룹 각 계열사는 점진적으로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 왔다. 2021년 SK텔레콤이 박정호 부회장-유영상 사장(53) 공동대표에서 유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지난해 SK E&S가 유정준 부회장-추형욱 사장(49) 공동대표에서 추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 게 대표적 사례다. 이번에 부회장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내놓으면 수펙스 내 최고경영진 전체의 연령대와 직급이 이전보다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새로 구성될 최고경영진이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2016년 이래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신산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을 필두로 그룹 체질 전환에 나서 왔다. 2017년 SK실트론 인수, 2018년 첫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 2021년 인텔 낸드부문·베트남 빈커머스 지분 인수 등 굵직한 투자도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 랠리와 글로벌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공격적인 투자가 ‘독’이 돼 돌아오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최 회장은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최고경영진 회의 ‘SK CEO 세미나’에서 이례적으로 SK온, SK하이닉스, SK㈜,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 사례를 직접 지목하면서 강한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에 나섰다는 이유에서였다. 최 회장은 결국 새 경영진에게는 위기에 놓인 주력사업 안정화와 함께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보다 민첩한 대응을 주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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