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소비주도형 성장' 핵심은 '샤천시장' 활성화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인 5%는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경제의 장기전망은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내외 투자가 줄고 수출환경도 미중갈등 등으로 만만치 않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정책당국과 시장 일각에선 내륙과 농촌지역의 소비확대를 통해 중국경제를 '소비주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의 내륙과 농촌지역은 소위 샤천시장이란 별칭이 붙어 있다. 여기서 '샤'(下)는 지방의 3급 이하 도시와 농촌, '천'(沈)은 도시화의 침투와 보급을 뜻한다. 발전 시동은 1, 2급 대도시보다 늦게 걸렸지만 성장포화 상태인 대도시보다 도시화를 통한 미래 성장성이 훨씬 높을 것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과연 '샤천시장 활성화'로 중국 경제의 소비주도형 전환이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나름 그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본다. 이유는 첫째, 샤천시장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인구만 10억명으로 중국 총인구의 70%인 데다 국토 면적도 중국 전체의 95%에 달한다. 또 2022년 샤천시장의 소비액은 21조위안(약 3780조원)으로 중국의 총소비액 44조위안(약 7920조원)의 47%다. 인구나 면적 대비론 비중이 낮지만 반대로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참고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경제의 핵심이라는 1급 도시의 면적은 전 국토의 0.3%에 불과하다.
둘째, 여전히 갭은 크지만 1, 2급 도시와 소득격차가 줄어드는 점도 기대를 높여주는 요인이다. 3, 4급 이하 도시가 많은 내륙지역, 예컨대 동북 3성의 헤이룽장성이나 서부의 간쑤성은 10년 전만 해도 1인당 소득이 1, 2급 도시 대비 5분의1 이하였지만 2022년엔 3분의1 또는 4분의1로 격차가 줄었다. 도농간 갭도 마찬가지다. 농촌의 1인당 소득증가율이 도시보다 빨라 2013년엔 도시와 농촌의 1인당 소득 갭이 2.8배였는데 2022년에는 그 값이 2.4배로 줄었다.
셋째, 샤천시장의 소비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점도 한몫한다. 특히 농촌지역의 증가속도가 빠르다. 예컨대 2022년 도시의 1인당 소비지출은 3만8000위안(약 684만원)으로 2013년의 1.7배인 반면 농촌은 1만9000위안(약 342만원)으로 2013년의 2.6배로 급증했다. 특히 2013년부터 코로나19 전인 2018년까지 증가율은 연평균 12%를 웃돌았다.
소비지출이 소득증가보다 빠르다는 것은 소득증가에 따라 소비성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1, 2급 대도시 대비 생활 페이스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택과 직장이 가깝고 교통이 복잡하지 않아 통근시간이 짧다. 그만큼 대도시 소비자보다 레저와 오락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은 셈이다. 게다가 주택가격을 포함한 생활비가 대도시보다 적게 들기 때문에 소득증가에 따라 씀씀이가 왕성해질 만도 하다. 소비취향도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는 대도시와 달리 가격 대비 품질의 경쟁력, 즉 가성비를 중시한다. 따라서 중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그만큼 중국의 내수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중국 정부의 샤천시장에 대한 소비지원책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소비회복 및 확대에 관한 조치'에 이어 8월엔 상무부, 농업농촌부, 문화관광부 등 9개 부처 공동으로 농촌지역의 상업 3개년 행동계획(2023~2025년)을 발표했다. 스마트가전과 자동차에 대한 소비지원, 농촌지역의 물류·배송과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화, 농촌 관광시스템 구축 등이 핵심 내용이다. 성숙기에 진입한 대도시보다 샤천시장의 잠재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정책과 민관협력 여하에 따라선 중국의 소비주도형 경제 전환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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