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올트먼, 개인적 투자기업과 660억 칩 구매약속"
최근 해고됐다가 불과 며칠만에 복귀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가 개인적 투자와 오픈AI 경영을 연관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IT매체 와이어드는 챗GPT로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의 일약 스타기업으로 떠오른 오픈AI가 샘 올트먼 CEO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과 5100만달러(약 662억원) 규모의 AI칩 구매 의향서를 맺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트먼은 최근 이사회에 의해 전격 해고됐다가 불과 5일만에 복귀한 바 있다. 그런데 와이어드에 따르면 올트먼은 오픈AI의 CEO로 있는 동안 본인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레인AI라는 스타트업과 5100만달러 규모의 AI칩 구매 의향서에 서명했다.
미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와 불과 1마일(약 1.6km)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레인AI는 인간 두뇌의 기능을 모방한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연구하는 기업이다. 2017년 창업한 이 회사는 올트먼이 운영하는 투자사 와이 컴비네이터가 초기 투자에 참여해 조명받은 바 있다. 작년에는 2500만달러(약 33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사우디 아람코 산하 펀드가 최대 규모로 참여했다.
와이어드는 레인AI가 올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바에 따르면, 오픈AI와 레인AI는 2019년 구속력 없는 계약에 서명했는데 거기에는 레인AI가 NPU를 상용화할 경우 5100만달러 어치의 칩을 오픈AI가 사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레인AI 측은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올트먼이 개인적으로 자사에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올트먼이 2018년 레인AI에 시드투자를 하고 그 다음해에는 오픈AI와의 5100만달러 규모 거래를 약속했다는 것.
레인AI가 제시한 투자자 대상 문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르면 내년 10월에 첫 번째 AI칩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오픈AI가 레인AI과 주고받은 의향서는 올트먼의 개인적 투자 네트워크가 오픈AI CEO 직무와 얽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와이어드는 짚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 컴비네이터를 이끌었던 올트먼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잘 알려진 딜메이커 중 한 명이었다. 그러면서 수십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기업가들과 세계 최대 기업들 사이에서 거래를 중개했다.
오픈AI 내부 상황에 밝은 한 인사에 따르면 최근 오픈AI 이사회가 투명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을 이유로 올트먼을 갑작스럽게 해고한 배경에도 이런 식으로 오픈AI와 올트먼 개인적인 이해가 얽힌 것이 일정 영향을 미쳤다.
레인AI와의 거래는 또한 오픈AI가 AI용 칩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올트먼은 AI 칩 확보의 어려움과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왔다. 개발자들과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AI 발전 속도가 새로운 칩 설계와 공급망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레인AI는 올해 초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이르면 12월에 칩 양산을 위한 중요한 과정인 테스트용 칩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미 정부가 사우디 아람코 산하 벤처캐피탈 펀드에 레인AI 지분을 팔도록 압박해서 결국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레인AI는 경영진과 투자자를 개편했다. 이 펀드는 작년초 레인AI에 대한 25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주도했었다.
이로 인해 레인AI의 AI칩 양산 시기가 더 늦어지고, 그 결과 오픈AI가 칩을 구매하는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레인AI의 지분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그렙 VC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트먼은 최근 몇달간 엔비디아에 대한 AI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중동지역 투자자들과 논의해왔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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