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명예…또 한 번, 신진서에 달렸다
1승도 못 내고 마지막 주자만 남아
4일 2라운드 최종국서 지면 탈락
신진서 혼자 6연승 해내야 우승
한국 바둑이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에서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자칫하다가는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3라운드에도 진출하지 못할 위기에 빠졌다. 결국 또 한 번 신진서 9단(23·사진)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됐다.
한국은 부산에서 진행 중인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에서 원성진 9단과 박정환 9단이 나섰으나 모두 패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설현준 8단과 변상일 9단이 패배했던 한국은 기사 5명 중 4명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4일 치러지는 2라운드 최종국에서도 패하면 한국은 2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3라운드에도 가보지 못하고 2라운드에서 전원 탈락한다. 이는 곧 최하위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이 농심신라면배에서 최하위에 머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제 한국에 남은 기사는 신진서 한 명뿐이다. 결국 또 한 번 신진서에게 모든 운명을 맡기게 됐다.
신진서는 제22~24회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22회 대회 때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는데, 신진서는 마지막 주자로 5연승을 질주하며 이창호 9단이 2005년 6회 대회에서 막판 5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상하이 대첩’을 재현했다. 23회 대회에서도 마지막 주자였던 신진서는 4연승으로 우승을 이끌었고, 24회 때는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중국의 구쯔하오 9단을 제압하고 한국에 또 한 번 우승을 안겼다.
농심신라면배에서 2패 후 10연승을 질주 중인 신진서가 또 한 번 기적을 일으키려면 6연승을 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최정상급 기사 6명을 연속으로 이긴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에 나선다.
신진서의 상대는 중국의 셰얼하오 9단이다. 셰얼하오는 3일 일본의 위정치 8단과 대국해 19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7연승을 질주했다. 신진서는 지난달 열린 삼성화재배 8강에서 셰얼하오를 만나 대마가 잡히며 완패를 당한 적이 있다. 한국 바둑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 못지않게 화끈한 설욕 또한 필요한 한판 승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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