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민주당 탈당…`도미노 탈당` 이어지나
비명(비이재명)계 5선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된 민주당은 고쳐쓸 수 없다"며 탈당했다. 이 의원과 당내 현안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비명계의 '도미노 탈당'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비명계(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도 이날 12월을 최종 결단의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이 의원은 이날 탈당문을 통해 "오늘 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깊은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있지만 한편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 체제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나아지기는 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절됐다"며 "내로남불과 위선적, 후안무치, 약속 뒤집기, 방패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배제,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구체적 행보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의 세력이 연합하면 제일 좋겠다"며 "양당에 대한 반감이 깊어진 지금 대체 정당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제3지대 쪽의 움직임을 보면서 국민의힘행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탈당이 다른 비명계 의원들의 탈당러시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초 이 의원의 탈당 전에도 비명계 일각에선 탈당을 고민했던 의원들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박광온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만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탈당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의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원칙과 상식'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심소통3 안병진 경희대 교수에게 듣는다' 좌담회를 마치고 "(당이)들어주면,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우리가 최종적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 도덕성·민주주의 회복 방안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다. 연내 개혁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결국 탈당 카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칙과 상식은 이 의원과 함께 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 4인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이날 당내 핵심과제로 "김어준 등 강성 유튜버와 친명·개딸로 대변되는 강성 팬덤과 단절"을 꼽았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도 '이재명 체제'를 강력 비판하면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3일 광주 광산구에서 열린 박시종 전 청와대 행정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만약 정권이 야당의 약점을 안다면 그 정권이 야당을 무서워하겠나"라며 "정권이 무서워하는 야당이 되려면 야당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용산구 백범기념관대회의실에서 열린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 학술포럼에선 '신당창당에 나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한다"고 전면 부인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에 공감하냐는 질문에도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현재 이 전 대표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민주주의 실천행동'도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실천행동에는 NY계인 신경민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 박병석 모색과대안 대표, 지난 대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활동했던 김효은 전 선대위 대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 토론회 '신당? 정치 플랫폼?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통해 예비 당원도 7000여명 정도 모였다. 김효은 전 대변인은 "신당 창당을 언급하긴 이르지만 문제의식은 동일하다"며 "만일 이 전 대표 등이 신당창당을 한다면 행동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친명계에선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의원은 "이상민 의원의 움직임 하나가 당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고 보면 오산"이라며 "한 사람의 도발성 발언과 이탈로 보는 게 맞다"고 깎아내렸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달 30일 MBC뉴스외전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아니다.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에서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도 반대하고, 당을 지켰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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