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행 요소 통관 막았다…또 ‘요소수 대란’ 오나
4일 민관 간담회 ‘대책 마련’
중국에서 한국으로 보낼 요소 선적을 앞두고 중국 세관이 돌연 한국행을 막으면서 2년 전 국내에서 불거진 ‘요소수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1일 중국산 요소 수입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중국 해관총서가 통관 검사를 마친 요소를 선적하지 못하게 한다’는 보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석탄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로 제조하는 요소는 농업용 비료,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 장치, 석탄발전소 탄소 저감 장치 등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요소 부족은 차량 운행은 물론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요소 의존도는 90%에 달해 요소 수입에 문제가 생기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앞서 2021년 10월 중국이 요소 수출을 규제하자 당시 수입량 97%를 중국에 의존했던 국내에서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해 큰 혼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이후 요소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했으나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2021년 71.2%에서 이듬해 66.5%로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90%대로 치솟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1일 (요소를 선적하지 못한) 업체의 신고를 받았다”며 “정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에 현재 상황과 이유 등을 공식적으로 문의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4일 민관이 공동으로 요소 수입 현황 파악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도 중국이 비료용 요소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 있다. 당시 기재부는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비료용 요소의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료용 요소의 경우 수입다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가격도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여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소는 크게 자동차용과 농업용으로 분류해 알갱이 형태로 수입된다. 원재료 그대로 들여오는 차량용 요소와 달리 농업용은 비료로 사용하기 용이하도록 요소 알갱이를 코팅하는 점이 다르다. 코팅하지 않은 요소는 시간이 지날수록 뭉쳐지므로 요소수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국내에서는 최단거리에 위치해 수입 시 비용이 저렴한 중국산 요소를 주로 수입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앞으로 3개월간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요소 원재료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소는 오래 비축하면 상품성이 떨어져 3개월 정도의 필요 물량만 비축한다. 그럼에도 롯데정밀화학·금성E&C를 비롯한 주요 요소수 업체는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요소 수입다변화로 현재까지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양의 요소를 구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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