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갑차 번호도 식별”…4기 더 쏘면 2시간 간격 들여다봐

유새슬 기자 2023. 12. 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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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위성 1호기 제원·성능
힘찬 출발 한국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오전 3시1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반덴버그 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하루 2회 한반도 상공 촬영
전자광학·적외선 센서 탑재
“주야간 지상 30㎝ 크기 식별”
본체설계기술 ‘100% 국산화’
향후 SAR 위성 4기 추가 발사
초소형위성 32기 개발도 착수

한국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에서 하루에 두 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난다. 지상 가로·세로 30㎝ 크기의 물체를 하나의 픽셀로 인식하는 0.3m급 해상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군사 동향을 한층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정찰위성 1호기에 탑재된 카메라 해상도에 대해 “군사기밀 사항이어서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3일 말했다. 미국과 중국·러시아보다는 낮지만 북한에 대한 유의미한 활동 정보는 충분히 수집할 정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해상도가 0.3m급이라고 한다면, 북한 장갑차 옆면에 표시한 식별 번호를 파악하거나 소속 부대 마크가 부착돼 있다면 그 부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 위를 다니는 차량이 버스, 트럭, 승용차인지 여부도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정찰위성 1호기에는 전자광학(EO)과 적외선(IR) 센서가 탑재됐다. 위성은 주야간에 한 번씩 하루에 두 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데 주간에는 EO가, 야간에는 IR이 영상을 촬영해 송신한다.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와 핵·미사일 기지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군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정찰위성 1호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내 업체가 협력해 개발했다. 시스템·본체 설계기술의 국산화 비율은 100%, 주요 부품은 65%에 달한다. 광학 탑재체 분야 핵심기술 중에서도 설계기술은 100%, 주요 부품은 약 70% 국산화를 달성했다. 군 관계자는 정찰위성 1호기의 성능은 “세계 5위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군은 정찰위성 1호기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할 위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발사할 계획이다. 우선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위성 4기를 2025년까지 발사한다. 군이 추진 중인 425사업은 고성능 SAR 위성 4기와 EO·IR 탑재 위성 1기를 2025년까지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그중 EO·IR 위성이 이번에 발사된 정찰위성 1호기다. 5기가 모두 올라가면 한반도를 2시간 주기로 방문해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O·IR 위성은 북한 상공에 구름이 많이 끼어 있을 경우 영상 정보 획득에 제약을 받는다. SAR 위성은 날씨와 상관없이 주야간 전천후 위성 영상을 획득할 수 있고 하루 4~6회 한반도 상공을 지나 정찰위성 1호기 방문 주기의 2~3배에 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레이더 영상인 만큼 전파의 탐지·교란에 취약하다.

군은 무게 100㎏ 안팎의 초소형 위성체계 32기를 개발하는 사업에도 착수했다. 국방부는 “군사정찰위성과 초소형 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 독자적 감시정찰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북한과의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소형 위성 32개가 저궤도에서 운용되면 한반도 재방문 주기는 30분 수준으로 단축돼 북한 전역을 자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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