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북한 장갑차 번호까지 식별…韓 군사위성 성능 이 정도였어?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12. 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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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주 벤덴버그 우주군기지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우주로
국내외 지상국과 교신 성공…궤도 안착
국방부 “韓정찰위성 성능 세계 5위권 이내”
해군, SM-2미사일 시험발사서 표적기 명중
ADD 삼척해양연구센터서 실시간 추적·평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현지시간) 발사되고 있다. 2023.12.2 [사진 출처 = 스페이스X]
한국군의 첫 독자 군사정찰위성이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벤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우주 공간으로 무사히 날아올랐다.

이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오전 3시 19분쯤(한국시간) 정찰위성 1호기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정찰위성이 발사 약 14분 뒤 로켓에서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78분 뒤 해외 지상국과 첫 교신에도 성공하며 궤도에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3일 현재 위성과 국내 지상국 간 교신을 지속하며 초기 구동 상태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으로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을 확보했다”면서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핵심 전력이며 킬체인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킬체인(Kill Chain)이란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의 가동이 임박했을 때 선제적으로 타격해 무력화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를 위해선 정찰 기능의 획기적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성공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사전 탐지하고 주요 표적을 감시하기 위한 ‘425 사업’의 첫 성과다. 여기서 ‘425’는 정찰위성의 한 세트를 구성하는 ‘영상레이더(SAR)’ 위성과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을 비슷한 발음의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한 것이다.

EO·IR 위성은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활용해 비교적 선명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지만 구름 등 날씨에 따라 촬영에 제약이 생긴다. 반면 SAR 위성은 지상으로 전파를 쏴서 되돌아오는 반사신호를 수신해 영상을 생성하기 때문에 기상과 시간대에 관계없이 운용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현지시간) 발사되고 있다. 2023.12.2 [사진 출처 = 스페이스X]
이번에 발사된 정찰위성 1호기는 고도 400~600km의 저궤도에서 운용되며 EO·IR 카메라를 탑재해 북측 주요 지역을 하루에 수 차례 촬영할 수 있다. 이 위성은 지상 30cm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영상을 찍을 수 있어 해상도가 ‘3m’ 이상으로 알려진 북측 정찰위성 ‘만리경-1호’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갖췄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상도와 EO·IR 위성 동시 운영 등을 고려하면 한국 정찰위성 성능은 세계 5위 이내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향후 영상레이더(SAR) 위성 4기도 추가로 발사해 북측 특정 지점을 약 2시간마다 정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방침이다. 총 사업비는 약 1조 2000억 원 규모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그동안 대북 위성정보를 미국 정찰위성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첫 독자 정찰위성을 쏘아 올려 대북 감시정찰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한이 잇따라 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나서면서 서로를 겨냥한 감시정찰 경쟁의 공간이 우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남과 북 모두 추가적인 정찰위성 발사계획을 밝힌 터라, 향후 상당 기간 이러한 남북 간 우주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현재 정찰위성과는 별개로 북한의 도발 징후를 신속히 감지하고 조기경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초소형위성체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정찰위성과 초소형위성체계의 상호보완적 운용으로 군의 독자적 감시정찰자산의 역량을 극대화해 남북 경쟁 구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군 구축함 강감찬함(DDH-979)이 지난 1일 동해상에서 빠르게 적 항공기를 모사한 대공무인표적기를 향해 SM-2 함대공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제공=해군]
한편 해군은 지난 1일 동해상에서 SM-2 함대공 요격미사일에 대한 첫 국내 실사격 훈련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해군은 “임의의 시간과 방향에서 고속 접근하는 대공무인표적기를 접촉한 강감찬함은 SM-2 유도탄을 발사해 표적에 정확하게 명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력화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삼척해양연구센터에서는 발사된 SM-2 미사일의 비행 궤적·자세 등을 3차원 그래픽으로 구현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표적 명중 상황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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