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벽, 페인트칠 대신 정원 가꿔 녹색 숨결 ‘파릇’
발코니 자리에 고정식 화분 설치
전담 정원사가 300여그루 관리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한 도시에 외벽 전체가 ‘공중정원’으로 꾸며진 이색적인 아파트가 건설된다.
발코니 자리에 고정식 대형 화분을 배치해 300여그루에 달하는 나무들을 심을 예정이다. 회색 콘크리트 중심의 삭막한 도시 환경을 바꿀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네덜란드 건축 설계 기업 MVRDV는 최근 프랑스 파리 남서부에 있는 도시인 이시레물리노에 공중정원을 연상케 하는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체 18층에 190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의 이름은 ‘라 세레’이다. 라 세레의 가장 큰 특징은 외벽 전체에 나무와 풀이 함께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아파트 발코니에 해당하는 부위에 강철 재질의 받침대를 시공해 높이 1~2m의 나무들이 자랄 고정식 화분을 배치한다. 화분은 물 대신 흙이 차 있는 직육면체의 조적식 욕조와 비슷한 모양이다.
아파트 외벽에서 자랄 나무는 총 300여그루다. 이렇게 벽에 매달린 듯 조성된 공중정원의 총 면적은 약 3000㎡에 이른다. 축구장 절반 넓이에 육박하는 크기다.
MVRDV는 나무들을 아파트 높이와 햇빛 방향 등을 고려해 종류별로 달리 심을 예정이다. 무턱대고 아무 나무나 심었다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고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물주기 등 나무의 정기적인 관리는 전담 정원사가 맡는다. 주민들이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아파트 외벽이 녹색으로 유지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나무가 다량 식재되는 만큼 새들을 위한 인공 둥지도 설치할 예정이다.
MVRDV는 설명자료를 통해 “라 세레는 주변의 생물 다양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라 세레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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