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민주5선 이상민 비명계 첫 탈당
민주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3일 “오늘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민주당 현직 의원의 첫 탈당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추가 탈당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주목되는 가운데 비명계 의원들은 이날 “탈당을 전제로 행동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당내 민주주의 회복 요구를 당이 수용하는지 보고 이달 중 최종 결단할 것”이라고 했다.
● “이대로 있다간 숨이 막힐 지경”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더 이상 민주당에 남아있으면 서로에게 누가 될 것 같다”며 “나도 무의미하게 목소리도 못 내고 죽치고 앉아있는 꼴이 되고, 뭔가를 하겠다고 나서면 이 대표나 주변 사람들은 고깝게 여길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줄곧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로 인해 당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그는 “이 대표 등으로부터 (탈당 관련) 연락은 전혀 없었다”며 “개딸들은 ‘잘 나갔다’ ‘국민의힘으로나 빨리 가라’고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도 “(민주당은)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돼 있다”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위선, 후안무치 , 약속뒤집기 , 방패정당 , 집단 폭력적 언동 , 혐오와 차별 배제 , 무능과 무기력 ,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였다”고 썼다. 그러면서 “너무나 부끄럽고 양심의 가책이 무겁게 짓누른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또는 제3지대 신당 합류 가능성 등 향후 행보와 관련해 “누구도 피할 이유는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그는 “지금 온전한 당이 없고, 신당도 아직 실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5선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04년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18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을 옮겼다. 이후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와 19대 총선부터 21대까지 연임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 탈당 선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당 사무부총장인 박상혁 의원은 페이스북에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 하고 싶나.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마시라”라고 했다. 같은 대전 유성구를 지역구로 둔 조승래 의원도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으로 정권 심판의 대열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성 지지층도 당원 게시판에도 ‘속이 후련하다’, ‘경축’ 등 비난 글을 올렸다.
●‘원칙과 상식’도 “이달 중 결단”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내 도덕성과 민주주의 회복 등과 관련해 “당 지도부에 방향을 공식 제안한 뒤 당의 수용 여부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할 지 이달 중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들은 이 의원의 탈당 이유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탈당 대열에 합류할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답하지 않았다.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은 “(이 의원의) 문제의식 자체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해법에서는 생각이 다르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이원욱 의원도 “저희(원칙과상식)가 탈당과 신당 창당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다”라고 했고, 조응천 의원은 “민주당이 오뚜기처럼 다시 설 수 있다는 걸 믿는다”고 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둔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정권이 무서워하는 야당이 되려면 야당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며 ‘이재명 체제’를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친이낙연계’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힘을 실었다. 박 전 행정관은 친명(친이재명) 강경파인 민형배 의원 지역구(광주 광산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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