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선] 상속세·법인세 이제는 놓아줄 때다

전용기 입력 2023. 12. 3. 19: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다른 산부인과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제 그만 오셔도 됩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줬다.

임신 4개월 차에 접어들어 배가 불러오자 인근 진료협력병원으로 옮길 것을 강권한 것.

그렇게 한다고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 입안자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당장은 괜찮은 것 같지만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른 산부인과를 소개해 드릴게요. 이제 그만 오셔도 됩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진료의뢰서를 작성해 줬다. 임신 4개월 차에 접어들어 배가 불러오자 인근 진료협력병원으로 옮길 것을 강권한 것. 이유는 단순했다. 다른 난임부부들이 임산부의 배부른 모습을 보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결혼 후 3년간은 생기겠지 하는 생각에 기다렸지만, 이후 3년은 큰맘 먹고 난임 전문병원을 다녔다. 각종 검사와 주사, 시술 등 많을 때는 월급의 절반까지 비용으로 지출됐다. 당시 '출산율 하락에 나라가 비상인데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난임부부에게 팍팍 지원을 해주면 안되나'라는 생각을 늘 했다.

지금은 중학교 2학년인 딸이 2009년생인데, 그때 당시 합계출산율은 1.15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2명이 결혼해 1명을 겨우 낳을까 말까 하는데, 말만 출산율 걱정을 했지 정작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난임부부에게는 무심했다.

지난 2017년 10월 난임 치료도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2018년 합계출산율 1명 선이 붕괴됐다.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난임부부에게 시술비를 지원하는 것은 지난 7월부터다(서울시 기준).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은 0.78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저이며, 전 세계 217개 국가·지역을 통틀어 봐도 홍콩(2021년 0.77명) 다음으로 최저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초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5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확률이 68%에 달한다고 밝혔다.

통계는 예언의 영역이 아니고 예측의 영역이라는 말이 있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예언과 달리 예측은 그 범위를 달리할 수 있지만 방향은 맞다. 가장 정확한 예측이 바로 인구통계학이다. 사실 출산율이 2명 이하로 떨어진 1970년대 중반부터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을 펼쳐야 했다. 5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아파트 신생아 특별·우선공급, 다자녀 기준 2명으로 완화 등 각종 지원책이 쏟아진다. 그렇게 한다고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이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 입안자들이 제일 잘 알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 당장은 괜찮은 것 같지만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든다. 상속세도 그중 하나다.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에 갇혀 징벌적 상속세를 고수하다가 정부가 대주주가 되거나 해외 사모펀드가 주인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넥슨 지주사인 NXC의 2대 주주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OECD 최고 수준인 법인세를 야당은 오히려 더 늘리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은행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 논의도 여전하다. 기업을 때리면 표에 도움은 되겠지만 그 피해는 서민들이 본다. 기업 하기 힘든 나라를 만들면 그 결과는 10~20년 내에 반드시 나타난다.

얼마 전 돌아가신 장인 어른이 사위 건강을 걱정하며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 "물은 갈증 나기 전에 마셔야 하고, 옷은 추워지기 전에 입어야 한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도 이 말을 한번 곱씹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용기 금융부장 courage@fnnews.com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