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시장 ‘급랭’… 11월 중도상환액, 年 최고 찍었다[홍콩H지수發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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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한 가운데 ELS 발행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됐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발행된 홍콩 H지수 ELS의 만기상환 손실을 중도상환을 통해 줄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며 "중도상환의 경우 수수료가 높아 손해가 막대하지만 내년에도 지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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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발행액 전월보다 10% 감소
높은 수수료에도 중도상환 늘어나
지난달 646억 빠져 연초대비 5배↑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처한 가운데 ELS 발행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됐다. 증시의 반등 속에 증가하던 ELS 발행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대로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고 ELS의 중도상환에 나선 투자자는 급증하고 있다.
■11월 ELS 발행액, 전월 대비 10%↓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ELS 발행액은 모두 2조6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원화 ELS 발행액이 2조4754억원(914개 종목), 외화 ELS가 1591억원(88개)으로 10월과 비교하면 약 2859억원(10%)이 줄었다.
ELS 발행액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 7월 2조2626억원에서 8월 2조1117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9월 2조8091억원, 10월 2조9204억원으로 상승 흐름을 보이며 3조원 선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H지수 ELS들이 대규모 원금손실 위기에 내몰리면서 11월 들어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 혹은 종목이 가입일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거나 유지하면 정해진 이자를 받는다. 3년 만기의 ELS는 통상 6개월마다 한 번씩 가격을 평가하며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조기상환, 이하의 경우 만기 시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최근 문제가 된 H지수 ELS 상품들은 2021년 H지수가 1만~1만2000 선에서 움직이자 안전하다는 인식이 부각되면서 가입이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H지수가 반토막이 났고, 투자자들은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상반기 대규모 원금손실 위기에 처했다.
2021년 발행된 홍콩 H지수 관련 ELS 가운데 현재까지 미상환 잔액은 15조3000억원에 이른다. 기초자산 가격 변동으로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물량이 15조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이 중 만기손실 위험을 안고 있는 2021년 상반기 발행금액은 11조3000억원이다.
■11월 중도상환액, 연간 최고치
이 같은 상황에서 ELS의 중도상환액은 급격히 늘어났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5%에 달하지만 투자자들은 만기상환 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발빠르게 나선 것이다.
11월 ELS 중도상환액은 646억원으로 월간 기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ELS 중도상환액이 130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급증한 셈이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발행된 홍콩 H지수 ELS의 만기상환 손실을 중도상환을 통해 줄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며 "중도상환의 경우 수수료가 높아 손해가 막대하지만 내년에도 지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ELS 발행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한다. 주요 판매창구였던 은행들이 ELS 판매를 중단하거나 중단을 검토하면서 발행하는 증권사도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내년 상반기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ELS 투자에 대한 안전성이 타격을 받으면서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은행이 ELS 판매를 중단하면서 주된 판매채널이 막혔고, 불완전판매의 경우 설명이 미흡하거나 적합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은행을 통한 판매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될 수도 있어 발행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연구원은 "ELS는 정해진 조건만 만족하면 주가 하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위험이 낮아 장점이 분명한 상품"이라면서도 "최근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부각됐고, 불완전판매 여지도 있어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침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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